지난 주 토요일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내설악 백담사를 다녀왔다. 백담사 경내에는 시비(詩碑)가 많이 세워져 있었다. 매월당 김시습의 「저녁 무렵」이 마음을 끌었다.
천 봉우리 만 골짜기 그 너머로
한 조각 구름 밑 새가 돌아오누나
올해는 이 절에서 지낸다지만
다음 해는 어느 산 향해 떠나갈꺼나
바람 자니 솔 그림자 창에 어리고
향 스러져 스님의 방 하도 고요해
진작에 이 세상 다 끊어버리니
내 발자취 물과 구름 사이 남아있으리
晩意
萬壑千峰外 孤雲獨鳥還
此年居是寺 來歲向何處
風息松窓靜 香鎖禪室閑
此生吾己斷 樓迹水雲間
ㅡ 매월당 김시습, 「저물무렵」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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