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팝나무 꽃 / 김종익
식장산 한적한 계곡 오르다가
조팝나무 하얗게 핀 군락 만나
왈칵 눈물나도록 반가웠다
어린 시절 누나 등에 업혀 오르내리던
언덕 길에 반겨주던 꽃
오랜만에 만난 누나인 듯
어루만지며 서로 안부 물었다
조밥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던 시절
그 누나 조팝나무꽃 하얗게 어우러진
고개를 넘어 시집가다
자꾸 뒤돌아보면 눈물 짓던
한번 헤어지고 만나지 못한 누나
몇 번 철책선에 가서 그 너머 어딘가에 있을
그 이름 불렀었지만 메아리 되돌아오고
눈물을 삼키느라 목이 메었는데
오늘 조팝나무 꽃에 소식 전해준다
누나 등에 업혀 응석부리던 나도
이젠 머리 하얀 조팝나무 되어 서 있다
/ 2021.05.17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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