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남자
아가씨가 두 남자와 선을 보았다. 조건이 좋은 남자들이다. 첫 번째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 마을 뒷산을 돌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남자가 발을 멈추며 말한다. “저기 뱀이 있는 것 같다.” 아가씨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저기 나무 밑을 보라.”며 “죽은 것 같다. 놀라실 것은 없다”고 말한다.
다음 날 두 번째 남자와 산책을 간다. 같은 길을 걷는다. 이제는 아가씨가 일부러 그 나무 옆을 지나갔다. 그때 남자가 “그냥 똑바로 가시지요.” 한다. 아가씨가 “왜요? 뭐가 있나요?”하고 퉁명스럽게 말하니, “안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저쪽을 보시죠. 꽃이 많이 피었군요.”
돌아오는 길에 남자에게 아가씨가 묻는다. “나무 밑에 죽은 뱀이 있었는데 왜 못 보게 했느냐”고. 남자는 “안 좋은 것은 한 사람만 보는 것으로 족하다.” 한다.
여자는 마음 속으로 그를 선택한다. 이유를 묻는 부모에게 아가씨는 말한다. “안 좋은 것을 보자는 사람보다 좋은 것을 보자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것 같아서요.”
연못이 깊어야 고기가 있고, 골짜기가 깊숙해야 짐승이 산다. 사람에게도 깊이가 있다
[출처] 신은근 《예화로 읽는 복음묵상》
■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A. 부패한 정치인과 결탁하고, 점성술을 믿으며, 두 명의 부인이 있고, 줄담배와 폭음을 즐기는 사람
B. 두 번이나 회사에서 해고된 적이 있고, 정오까지 잠을 자며, 아편을 복용한 적이 있는 사람
C. 전쟁 영웅으로 채식주의자이며, 담배도 안 피우고 가끔 맥주만 즐긴다. 법률 위반, 불륜관계가 전무한 사람
선생님이 말했다.
“위의 세 사람 중에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사람이 누구인지 한번 판단해 보세요.”
아이들은 만장일치로 C를 선택했지만, 선생님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어요. 여러분이 때론 옳다고 믿는 것이 때로는 잘못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인물인데, A는 미국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이고 B는 영국 최고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 C는 수천만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나치스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임을 기억하세요. 사람을 판단하게 하는 건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니까요. 이제 어둠 속에서 나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보세요. 여러분은 모두 소중한 존재고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답니다.”
[출처] 이상헌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 정직한 사업가
은행 융자를 받아 소규모 사업을 하던 그는 6.25 전쟁이 일어나자 자신이 빌렸던 돈을 준비해 은행을 찾았다. 사람들은 돈이 될 만한 것이면 뭐든 챙겨서 떠나는 상황이었는데, 그는 오히려 돈을 들고 빌린 돈을 갚으러 왔다고 하니 은행원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ㅡ 전쟁통에 융자 장부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 돈을 빌린 사람들 모두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왜 갚으려고 하십니까?
ㅡ 오늘이 만기일입니다. 영수증에 돈을 받았다는 도장을 찍어주세요.
6.25 전쟁이 끝난 후 남자는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도에서 군납 사업을 시작했다. 신선한 생선을 공급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갈수록 물량이 많아지자 원양어선을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돈이나 담보물이 전혀 없어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도저히 배를 구입할 수 없자 사업자금을 마련하려고 부산의 은행을 찾아간다.
그러나 전쟁 직후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은행들은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융자받기를 포기하고 은행문을 나서려다가 문득 서울에서 상환한 빚이 잘 정리되었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예전에 받은 영수증을 은행원에게 보여주자 기적이 생겼다.
ㅡ 아, 선생님이시군요. 피난 중에 빚을 갚은 분이 있다고 전해 들었을 때 ‘세상에 그런 사람도 있구나!’ 했습니다. 선생님의 정직함은 은행가의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답니다.
은행 직원이 은행장의 방으로 안내하자 은행장도 감동하여 벌떡 일어나 달려나왔다.
ㅡ 당신처럼 진실하고 정직한 사업가는 처음 봅니다. 필요한 금액을 융자해 드리겠습니다.
융자받은 사업자금과 은행권의 신용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펼쳐 나간 그가 바로 한국유리공업(주) 설립자 최태섭(1910-1998) 회장이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정직함을 밑천으로 사업을 번창시켜 국내 굴지의 기업을 키우고 한국이 유리를 세계로 수출하는 나라가 되는데 이바지했다.
[출처] 이상헌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 농부들의 기도
오늘도 해와 별과 달이 제자리에 있기를,
마을 뒷산에 오래된 나무들이 그대로 있기를,
새들이 숲에서 기쁘게 노래 부르기를,
무더운 한낮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기를,
개울물이 쉬지 않고 졸졸 흘러가기를,
생명을 살리는 흙이 독한 농약과 화학 비료에 병들지 않기를,
비가 내려 들녘에 연둣빛 새싹이 돋고 고운 꽃이 피기를,
나무마다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나라마다 제 땅에 맞는 토종 씨앗을 보존할 수 있기를,
사람들이 스승인 자연을 언제까지나 섬길 수 있기를,
그리하여 자연과 사람을 죽이는 탐욕과 전쟁이 사라지고
서로 가진 것을 나누며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출처] 서정홍 《농부의 인문학》
■ 요한 23세의 ‘평정의 십계명’
1. 오늘하루 나는 내 삶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들지 않고 오늘 하루를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
2. 나는 내 행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 품위있게 행동하고 아무도 비판하지 않으며 오직 나 자신만을 비판하고 바로잡겠다.
3. 나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 창조되었고, 다른 이들을 위해서뿐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해서도 그렇게 창조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행복하게 지내겠다.
4. 나는 상황이 내가 바라는 대로 맞춰지기를 바라지 않고 상황에 나를 맞추도록 하겠다.
5.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 가운데 10분만이라도 좋은 책을 읽는데 쓰겠다. 육신을 위해 음식이 필요하듯, 영혼을 위해 건전한 독서는 꼭 필요하다.
6. 나는 착한 일 한 가지는 하겠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
7. 나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 무언가를 하겠다. 혹시 불쾌하더라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하겠다.
8. 나는 명확한 계획을 세우겠다. 지키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반드시 세우겠다. 그리고 ‘조급함’과 ‘우유부단함’이라는 두 가지 악을 조심하겠다.
9. 나는 상황이 어떻든지 하느님의 자애로운 섭리가 마치 세상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나를 돌보고 계신다는 것을 굳게 믿겠다.
10. 나는 아무 걱정도 하지 않겠다. 아름다운 모든 것에 기뻐하고, 두려움 없이 하느님의 호의를 믿겠다.
선을 행하라고 내게 주신 시간은 12시간 뿐이다. 평생 쉼없이 선을 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선을 행해야겠다는 용기마저 잃게 될 것이다.
“나는 내 선임자만큼 대단한 교황이 못 될 겁니다. 잘생기지도 않았고요. 이 귀 좀 보세요. 하지만 여러분은 내 곁에서 편안히 지낼 수는 있을 겁니다.”
ㅡ 교황 요한 23세가 자신을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한 유머
[출처] 요한네스 하스 《놓아두며 살기》
■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삶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삶의 여정은 맨발로 장미 덩굴을 걷는 것과 같다”는 돈 보스코 성인의 말이 떠오른다. 청소년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사는 삶은 겉으로 보기엔 장미꽃과 같은 화려한 삶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미꽃에 감추어진 가시들처럼 항상 따르는 크고 작은 많은 어려움과 아픔을 그들과 함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또 그에 필요한 인내심이 있지 않으면 그들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영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스쳐지나는 사람들의 영혼에도 무언가를 남기고, 그 영혼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의 소유자 말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가 만나는 것은 그 사람의 육체가 아니라, 하느님이 창조한 그리고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아름다운 영혼, 썩어 없어지는 육체가 아닌 영원히 남아 영생을 누릴 고귀한 영혼을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그런 전문가가 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리라.
[출처] 이태석 신부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中에서
■ 조신의 꿈
신라의 승려 조신(調信)은 본디 세달사(世達寺)에 있었는데, 절의 장원(莊園)이 명주(溟洲, 현 강릉)에 있었으므로 파견되어 장원을 관리하였다.
조신은 명주 태수(太守) 김흔(金昕, 803-849)의 딸을 보고 한눈에 반하여 낙산사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그 여인과 맺어지게 해주십사 하고 남몰래 기도하였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록 연분이 맺어지기는커녕 다른 남자와 혼사가 정해졌다는 소문이 들릴 뿐이었다. 조신은 밤중에 불당에서 관세음보살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다가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사모하던 낭자가 제 발로 절에 나타나 불당 문을 열고 조신을 찾아오지 않는가.
김씨 낭자 또한 부모가 정한 혼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우연히 만난 조신에게 연정을 품고 과감히 집을 나온 것. 그리하여 두 사람은 그대로 도피하여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일구었다.
두 남녀는 40년간 같이 살면서 자식들 5명을 낳았으나 집은 서발 장대 거칠 것이 없는 판이었다. 나중에는 그 보잘것없는 누옥도 잃고 온 가족이 함께 떠돌아다니며 구걸로 먹고 살기를 10년간 했다. 어느 날 해현령(蟹峴嶺) 고갯길을 넘어가는데 15살 된 큰아이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죽자, 부부는 대성통곡을 하며 시신을 길 옆에 묻었다. 그 뒤 남은 가족들이 우곡현(羽曲縣)에서 풀을 엮어 집으로 삼아 구걸로 먹고 살았다. 부부는 늙어서 움직이기도 힘든데, 어느 날 10살 된 딸이 마을에서 구걸을 하다가 개에게 발목을 물려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부부가 이 꼴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여 눈물을 흘리는데 아내가 침중하게 입을 열었다.
“제가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는 아름답고 젊었으며 의복도 깨끗했습니다. 콩 한쪽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함께 살아온 세월이 벌써 50년이니 참으로 깊은 인연입니다. 그러나 병은 깊어가는데 굶주리며 추위에 떨기를 피할 수 없으니, 이제는 보잘것없는 음식이라도 제대로 빌어먹지도 못하여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꼴을 당해도 돌보지도 못하는데 언제 부부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얼굴이며 밝은 웃음도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지고, 난초처럼 향기로운 언약도 바람에 흩날리는 버드가지처럼 지나갔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니, 예전의 기쁨이 바로 근심의 뿌리였습니다. 다 함께 굶어죽기보다는 서로 헤어져 상대방을 그리워함만 못할 것입니다. 좋다고 취하고 나쁘다고 버림은 사람 마음에 차마 할 짓이 못 되지만, 인연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헤어지고 만남에도 명이 따르는 것이지요. 바라건대 이제 헤어집시다.”
조신은 아내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각자 아이들을 둘씩 데리고 헤어지기로 하였다. 떠나기 전에 아내가 말하였다. “저는 고향으로 갈 테니 당신은 남쪽으로 가십시오.”
두 사람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는데 조신이 꿈에서 깨어났다. 새벽빛이 희뿌옇게 밝아오는데 머리카락과 수염이 새하얗게 세어버렸다. 마치 한평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은 듯 세상사에 뜻이 사라지고 재물에도 관심이 없어졌다. 또한 자기 앞에 있는 관세음보살상을 바라보기가 부끄러웠다.
조신이 돌아가는 길에 꿈속에서 큰아이를 묻은 곳에 들러 땅을 파보았더니 돌미륵이 나왔다. 조신은 미륵상을 물에 씻어 가까운 절에 봉안하고 세달사로 돌아와 소임을 내려놓은 뒤, 정토사(淨土寺)를 세우고 부지런히 선행을 하며 살았다. 이후 조신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조신이라는 사람이 스님으로 살다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운 좋게 그 여자도 조신에게 호감이 있어서 둘은 사실상 야반도주해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밑천 없이 대충 가정부터 만들었으니 둘 다 가난에 허덕이며 수십 년간 살다 끝내 첫 아이까지 잃고, 자식들은 구걸로 먹고 살다가 개한테 물리는 지경에 처한다. 조신 부부는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서로가 만남이 바로 고통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하고 이혼하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까지 전부 다 꿈이었고, 조신은 깨달음을 얻어 속세에 관심을 끊은 후 다른 절(정토사)을 세우고 선행을 베풀며 살았다. 그후 어찌 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과연 불교에 기반을 둔 삼국유사의 집필취지에 부합하는 불교식 교훈과 결말로 끝난 이야기라 하겠다.
[출처] Daum 백과, ‘나무위키’에서 발췌
◆ 조신의 꿈
신라시대 어느 날, 스님 조신이 장원으로 파견되어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는 태수의 딸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인에게는 이미 정해진 배필이 있었기에 그는 법당 안에서 관음보살에게 그 여인과 함께 살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그때, 갑자기 낭자가 들어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는 일찍부터 스님을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조신은 기뻐하며 여인과 함께 40년을 숨어 살아갑니다. 자녀 다섯을 두었는데 가족들은 걸인처럼 살다가 열다섯 살 된 큰 아이는 굶어죽고, 두 내외는 늙고 병들어 열 살 된 딸을 앞세워 동냥질을 하여 먹고 살게 됩니다. 이에 부인이 말합니다. “아름다운 모습도 풀 위의 이슬이요, 지초와 같은 사랑의 약속도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와 같습니다. 이제 그대는 내가 곁에 있어 더 누가 되며, 나 역시 그대 때문에 더 근심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이 울면서 헤어지는 순간 꿈에서 깨어납니다. 그러니까 부부간의 50년의 세월이 깜빡 불당 안에서 졸았던 하룻밤의 꿈인 것을 조신은 그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일연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이 속세의 즐거움만 알아 기뻐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이것은 다만 하룻밤의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삼국유사 中 ‘조신의 꿈’ 설화)
[출처] 최인호 유고집 《눈물》 中에서
/ 2021.03.07 편집 택
youtu.be/jNm1T78MwKc
'[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표상식] 우표의 역사, 세계 최초의 우표 (2021.03.10) (0) | 2021.03.10 |
---|---|
[기도문] 라인홀트 니버의 기도문,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 (2021.03.09) (0) | 2021.03.09 |
[좋은글] 기적의 값, 인간의 혀, 명품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2021.03.05) (0) | 2021.03.06 |
[숫자놀이] 신비로운 숫자, 재미있는 숫자 (2021.03.04) (0) | 2021.03.04 |
[독립운동 유적지] 보성사(普成社)와 보성사터, 1919년 3.1운동 기미독립선언서 인쇄 (2021.03.01) (0) | 2021.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