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기차여행
인생은 기차여행
어느 낯선 정거장에서
이 여행은 시작된다
부모님이
티켓을 끊어주셨다
아무 것도 모르고 올라탄
나를 태우고
기차는 그렇게 출발한다
어떤 역은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한적한 간이역도 있다
역을 지날 때마다
제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기차에 오르고 내린다
그 수많은 사연들을
뒤로 한 채
기차는
또 다음 역을 향해 경적을 울린다
내가 기차에 오를 땐
부모님이 동승하였다
처음엔
부모님이 항상 나와 함께
여행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모님 중 한 분이 갑자기 내린다
미처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이 홀연히 떠나간다
매정한 기차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차는 그렇게 달리고 또 달린다
잠시 주변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이
남은 한 분의 부모님도 보이지 않는다
나만 남겨둔 채 내려버린다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이미 하차하신 부모님의 모습은
점점 멀어질 뿐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제 세상에 남은 것은 나 혼자다
부모님이 떠난 빈 자리를
다른 사람들이 채워준다
때로는 형제의 이름으로
친구의 신분으로
자녀의 자격으로 자리를 메꾼다
그렇게 나를 태운
인생의 기차는
수많은 승객들을 싣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들 중 어떤 이들은
이런저런 연유로
나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 중에는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울음을 주는 이들도 있다
내 인생의 기차 여행에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희망과 절망
만남과 이별이
늘 동승한다
그러다 불현듯
주변을 살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언제
어느 역에서
내렸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그런 아쉬움과 공허함을 남기고
새로운 사람들을 실은 기차는
또 다음 도착지를 향해 달린다
인생이라는 기차에
홀로 남은 나는
문득 이런 상념에 잠긴다.
좋은 기차 여행이란 무엇일까?
내가 내릴 역은 어디 쯤에 있을까?
그때까지 이 여행을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누가 다음 역에서 내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쩌면
다음 역에서
내가 내릴지도 모른다
한번 내리면
다시 올라탈 수 없기에
내리기 전에 잘 해야 한다
지금
나와 동행하는 여행객들과
잘 지내야 한다
기왕이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용서하고, 포용하며
베풀어야 한다
내가 있어서
그들의 여행이
쾌적하고 편안하도록
정성을 들여야 한다
다음 역에서
누가 내릴지 모르는데
왜 헐뜯고,
싸우고, 다투고, 미워하고
증오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이 인생의 기차에서 내려야 한다
어느 역에선가
내가 내려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동승한 이들과
아름다운 작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탄 칸에 동승한
소중한 인연들에게
내리기 전에 말해야 한다
고마웠다고
당신이 있어서 내 여행이 참 즐거웠다고
나와 함께 해 주어서 무척 행복했노라고
가시는 그 곳까지
부디 행복한 여정이 되시라고
내 인생의 기차 여행은
참으로 아름다웠노라고
[출처] 미상 (옮겨 적은 글입니다)
■ 귀천(歸天)의 기도
나의 세월 다하는 날
슬픔 없이 가게 하소서
초대 없이 온 이 세상
정 주고 받으며 더불어 살다가
귀천의 그 날은 모두 다 버리고
빈손과 빈 마음으로 떠나기를 약속하고 왔나니
내 시간 멈추거든 그림자 사라지듯
그렇게 가게 하여 주소서
한 세상 한 세월
사랑하고 즐겁고 괴로웠던 생애였나니
이 세상 모든 인연들과 맺어 온
그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들이
허락 없이 떠나는 그 날의 외로움으로
슬프게 지워지지 않게 하여 주소서
다만 어제 밤 잠자리에 들듯
그렇게 가고 보내는
이별이 되게 하여 주소서
아울러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이
슬픔과 외로움을 잊고
이 세상의 삶을 더욱 알고 깨달아
굳건히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를 주소서
아름다운 이 세상
마지막 소망을 아름답게 이루고
아름답게 떠나가게 하여 주소서
ㅡ '어느 무명 시인의 글' 옮김
욕심을 부린다고
내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니
후회한다고 해서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은
운명이니 하고 받아들이고
지금이라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에 신중하고
만족하고 즐겁게 남은 인생 살게 해 주소서
ㅡ 억울하고 허무하고 속 답답할 때는 이 시를 읽자.
■ 귀천(歸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귀천' 전문
This man does’t have much of earthly goods, but he has more than most people because he has a thankful heart.
/ 2020.11.16(월)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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