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우화읽기] 술, 구혼 버나드 쇼..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 (2020.08.04)

푸레택 2020. 8. 4. 14:58







● 술

내가 학생이었을 적에 아주 신심(神心) 깊은 교수 한 분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상당한 술꾼이었다. 나는 학생이었고 그는 교수였지만, 그는 나를 무척 존중했었다. 어쩌다가 내가 그의 집에 묵게 되었다. 그는 상당한 술꾼이었지만 내 앞에서 술 마시는 것을 몹시 꺼려했다. 그는 내가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나는 그를 지켜 보았다. 나는 그가 몹시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보고, 다음 날 그에게 말했다.

ㅡ 교수님 마음 속에 뭔가가 분명 있습니다. 만일 교수님이 긴장을 풀지 않는다면 전 당장 숙소를 옮기겠습니다. 교수님 마음 속에는 분명 뭔가가 있습니다. 교수님은 제가 옆에 있는 게 불편하시죠? 제가 있으니까 곤란하신 거죠?

ㅡ 먼저 말을 꺼냈으니 내 솔직하게 말함세. 난 자네에게 내가 술을 많이 마신다곤 말하지 않았지. 하지만 집에서 자기 전에 꼭 술을 마신단 말이네. 그런데 자네가 내 집에 묵게 된 후론 곤란한 문제가 생긴 거야. 자네 앞에서 술을 마시고 싶지는 않거든. 난 술을 마시지 않고는 못 견디는데, 자네 앞에서 술을 마신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가 없어.

ㅡ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하군요. 교수님은 술을 마시세요. 전 교수님과 함께 있겠습니다. 제가 술도 따라드리겠습니다.

그는 내 말을 믿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내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날 밤 내가 잔에 술을 따르자, 그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ㅡ 난 자네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네.
그가 눈물을 훔치며 말을 계속했다.
ㅡ 그럼 자네, 내가 술 마시는 것, 내 행동이나 태도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갖지 않는단 말인가?
ㅡ 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다는 건 지극히 어리석은 일입니다.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제가 누구이길래 말입니까? 그건 교수님의 삶입니다. 술을 마시고 싶으시면 마시세요.

☆ 남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갖는다는 것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나는 너를 지배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뜻한다. 진정한 사람은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다. 자유야말로 사람의 본래적 권리이므로.

● 구혼, 버나드 쇼

한 프랑스 여배우가 버나드 쇼에게 구혼을 하였다. 버나드 쇼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녀가 말했다.
"그야 간단하죠. 나는 매우 아름다운 육체를 갖고 있습니다. 나의 얼굴, 눈, 몸매는 완벽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세상에 둘도 없는 지성과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낳는다면 당신의 두뇌와 나의 육체를 합한 완벽한 아이가 태어날 거예요."

버나드 쇼가 대답했다.
"나는 결과가 반대로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낳으면 나의 육체와 당신의 두뇌를 닮은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까요?"

☆ 요즈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동양과 서양이 만나고 있다. 그런데 동양의 종교와 서양의 과학의 만남이 아니라, 동양의 과학과 서양의 종교가 만나고 있다. 이건 만남이 아니라 타협이며 잡탕이다. 꼴사나운 현상이다.

[출처]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 中에서

♤ 우문현답일까, 금상첨화일까, 설상가상일까? 프랑스 여배우는 오드리 헵번이었을까? '내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라고 전해지는 버나드쇼의 묘비명은 사실일까?

/ 2020.08.04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