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조길성

푸레택 2022. 5. 22. 19:53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Bubbly-flying flowers/권기수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조길성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Bubbly-flying flowers/권기수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조길성

[서울신문]7월 31일까지 아뜰리에 아키 10주년 기획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조길성 참 이상해 마당이 무언가 수상한 기운으로 가득해 숨바꼭질하다가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야 자고 나면 오이

news.v.daum.net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조길성

참 이상해

마당이 무언가 수상한 기운으로 가득해

숨바꼭질하다가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야

자고 나면 오이순이 호박 줄기가 고춧대가

상추 대가 한 뼘씩 자라는데

온종일 들여다봐도 꼼짝 않다가

자고 나면 또 한 뼘이니

마당엔 분명 뭔가 있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두 얼음땡이야

저것들이 모두 짜고 저러는지

귀신이 있던지

마당에 뭔가 있긴 있어


인드라는 비와 여행의 신입니다. 아름다운 여신이지만 번개로 만든 창을 휘두르며 나쁜 에너지의 괴물들을 물리칩니다. 인도에서 머물 적 비 오는 날은 축제였습니다. 기억에 비 오는 날이 1년에 1주일도 되지 않았지요. 비가 오면 작은 등짐을 메고 여행을 떠납니다. 빗방울이 후두둑 들이치는 플랫폼에서 차이를 마시며 시를 썼지요. 밤이 오고 계단에 주저앉아 빗방울을 세는데 누군가 어깨를 치는군요. 이봐, 아까 쓴 시 하나 읽어 줄 수 있어? 인드라 여신입니다. ‘Why not?’ 그에게 시 한 편 읽어 줍니다. 열차가 도착하는군요. 장마철은 인드라의 계절입니다. 식물들은 하룻밤에 한 뼘씩 자라지요. 여행도 꿈도 다 귀신의 영역에 든 안타까운 시절 가만히 인드라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곽재구 시인ㅣ서울신문 2020.07.03

/ 2022.05.22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