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생태 과학 칼럼 모음

[21세기 과학의 최전선, 궁극의 질문들] (7) 기온 2도 오르면 곤충 18%·식물 16% 살곳 잃어.. 3도땐 ‘인류 멸종’

푸레택 2022. 4. 26. 10:46

<21세기 과학의 최전선, 궁극의 질문들>기온 2도 오르면 곤충 18%·식물 16% 살곳 잃어.. 3도땐 '인류멸종' (daum.net)

 

<21세기 과학의 최전선, 궁극의 질문들>기온 2도 오르면 곤충 18%·식물 16% 살곳 잃어.. 3도땐 '인류

⑦ 섭씨 2도인가, 섭씨 1.5도인가? : 지구 가열10만년 주기 기온 등락은 자연스러워… 지난 100년 온난화로 무려 1도 상승 기온 상승은 ‘지구의 열병’… 기후위기는 변화 크기보다 속도 2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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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학의 최전선, 궁극의 질문들] 기온 2도 오르면 곤충 18%·식물 16% 살곳 잃어.. 3도땐 ‘인류 멸종’

⑦ 섭씨 2도인가, 섭씨 1.5도인가? : 지구 가열

10만년 주기 기온 등락은 자연스러워… 지난 100년 온난화로 무려 1도 상승
기온 상승은 ‘지구의 열병’… 기후위기는 변화 크기보다 속도
2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207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화해야

기후 위기가 임계 수준을 넘으면 우리는 자연을 통제할 수 없는 파국에 빠진다. 그래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아래에 머물게 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라는 임계 수준의 목표에 합의했다. 2018년 인천에서 열렸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48차 총회에서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1.5도’에도 대응해야 하는 과학적 근거와 그 방안을 특별 보고서로 발표했다.

지구 역사에서 온난화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인간이 없었던 이전에도 지구는 뜨거워지기도 차가워지기도 했었다. 신생대에서 가장 기온이 높았던 5660만 년 전인 팔레오세-에오세 최대 온난기 동안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15도가량 더 뜨거웠다. 2만 년 전 빙하가 가장 크게 확장됐던 때에는 지금보다 최대 5도 더 차가웠다. 지난 100년에 걸쳐 인류가 온실가스를 배출해 변화시킨 기온은 1도다. 이는 신생대에서 일어난 자연 변동의 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기에 기온 상승이 0.5도와 1도 더해지는 것이 어째서 위험하다고 하는가?

지난 100만 년 동안에는 빙기와 간빙기가 10만 년 주기로 반복했다. 이처럼 자연은 스스로 변한다. 이는 인간이 일으킨 100년 동안의 변화와는 달리 10만 년에 걸쳐 일어난 변화이기에 자연스럽다. 지난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 최대 확장기에서 1만 년 전 간빙기까지 자연적으로 기온이 4∼5도 상승했다. 인류는 이보다 20배 이상 빠르게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변화 속도에서 결국 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기후 위기의 모든 것은 변화 크기보다 변화 속도에 달렸다.

기온 상승은 지구가 열병을 앓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수이기도 하다. 체온이 몸 상태를 나타내는 지수인 것과 마찬가지다. 정상에서 1도를 넘으면 몸에 이상을 느끼고 1.5도를 넘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3도를 넘으면 죽음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한 현재, 때에 따라 곳에 따라 일어나는 극단적인 날씨로 기후 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인간이 일으킨 지구 가열 추세는 현재 10년에 0.1도에서 0.3도 사이다. 현재 기온 상승 속도가 지속하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극단적인 날씨가 언제나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발생하게 될 것이다.

지구 가열이 2도를 넘어서면 그 충격이 훨씬 더 심해져서 1.5도보다 적응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고 덜 효과적이다. ‘지구 온난화 1.5도’ 보고서는 1.5도에서 2도로 상승하는 경우 그 영향력을 분석했다.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사람이 2.6배로 증가해 약 4억2000만 명이 늘어나며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는 2배로 증가한다. 해수면 상승이 10㎝ 더 높아져 해안 홍수, 해변 침식, 염분 침입과 해안 생태계의 파괴로 피해를 볼 사람이 1000만 명 이상이나 늘어난다.

전 세계 옥수수 수확량은 1.5도 상승에서 6%, 2도 상승에서 9% 감소한다. 전 세계 어획량은 1.5도에서 연간 150만t 감소하는데 2도 상승에서는 2배로 많은 약 300만t이 줄어든다. 1.5도 상승에서는 곤충 6%, 식물 8%와 척추동물 4%가 기후에 적합한 영역을 절반 이상 상실한다. 2도 상승에서는 이 상실 비율이 각각 18%, 16%와 8%로 증가한다. 해양 가열, 산성화와 더 강한 폭풍으로 산호초는 1.5도 상승하면 70∼90%, 2도에서는 99%가 감소한다. 여름철 북극 해빙은 1.5도 상승하면 1세기에 한 번씩, 2도에서는 10년에 한 번씩 완전히 사라진다.

문명이 지속할 수 있는 기후 범위에 관해 2020년 5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이 실렸다. 인류에게 가장 적합한 전 지구 평균 기온은 13도이며 그 범위는 11∼15도라고 분석했다. 이 좁은 범위에서만 식량을 지속해서 풍부하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기후 위기가 이 최적 기온 범위를 벗어나게 해 문명을 지탱할 수 있는 기반을 흔들어 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인 2도 상승으로 막는다고 해도 현재 15억 명이 사는 지역에서 2070년쯤에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되리라 전망했다.

IPCC는 20년 전부터 기후계에서 급변하는 혼돈을 일으키는 티핑 포인트를 고려했다. 당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4∼5도 이상 상승할 때 티핑 포인트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기후 위기가 더 빨라지고 더 명확해졌다. 2018년 ‘지구 온난화 1.5도’ 보고서에서는 기온 상승이 1과 2도 사이에서도 티핑 포인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각국이 자발적으로 서약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킨다고 해도 이번 세기말에는 기온이 약 3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문명이 무너지는 것이다.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보다 25% 줄여야 하고, 2070년에는 순 배출 제로(net zero)에 도달해야 한다. 순 배출 제로는 이산화탄소의 인위적 배출량이 인위적 흡수량과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로 감소해야 하며, 2050년에는 순 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2050년까지 석탄 발전을 거의 중단해야 한다. 재생 에너지가 1차 에너지 공급의 50∼65%, 전기 사용량의 70∼85%를 공급해야 한다. 그리고 산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에 2010년 수준에서 75∼90%를 낮춰야 한다. 신속하고 광범위하며 전례 없는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200억t 이하이면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약 420억t이다. 그러니 이 추세가 계속된다고 할 때, 불과 10년 후에는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이 완전히 소진된다. 이를 계산할 때 2018년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러므로 남아 있는 10년에서 2018년에서 지난 기간만큼 빼야 한다. 여전히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제 고작 7년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1989년부터 유엔에서 기후 변동에 대응하려는 논의가 시작됐다. 그 후 전 세계 기후 과학자들이 기후 위기가 인간 활동으로 일어난다고 모두 동의한 것은 IPCC 3차 보고서가 발간된 2001년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간은 우리 편이었다. 1.5도를 막기 위해 20년 전부터 이산화탄소를 꾸준히 감소시켰다면, 전년 대비 매년 4% 정도씩 줄이면 됐다. 그러나 그 후 오히려 배출량을 증가시켜 왔다.

우리는 과학을 무시했고 우리 앞에 놓인 합리적 선택을 외면했다. 지금부터 감축을 시작하면 전년 대비 매년 15%씩은 줄여야 2050년에 비로소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제로가 된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때, 우리나라는 산업 위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5% 줄었다. 즉,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전 세계가 우리나라 IMF 시절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극복해 내야 한다. 우리는 미끄럼타듯 편하게 줄일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다 날려 버렸다. 이젠 롤러코스터의 하강 경사면처럼 급격하게 줄여야 한다. 이 대응조차도 하지 않으면 곧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만 남아 있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급격히 줄이지 않는다면, 우리 생애에서도 티핑 포인트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기후 위기로 인한 파국적 상황이 염려하지 않아도 될 먼 훗날까지 지연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우리 아이들, 그리고 다음 세대 아이들은 지금 우리가 만들어 놓은 위험한 길을 가야 한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이 인류 문명의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우리가 이 세상을 바꿔야 기후 위기에서 벗어나 지속할 수 있다. 이제 미래 기후는 자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세상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아직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능력과 시간은 있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뿐이다. 선택은 우리 것이며 그 기준이 지구 가열 1.5도와 2도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기후변화 특임교수

■ 용어설명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 물이 가득 찬 컵에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면 물 높이가 컵 높이 위로 서서히 올라간다. 그러다가 마지막 더해진 한 방울에 컵보다 높아진 물이 한꺼번에 무너진다. 이처럼 미미하게 진행되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에 전체 균형이 깨져 버리는 상태가 되는 시점을 티핑 포인트라 한다. 기후 위기는 온실가스 누적에 비례해 점진적으로 커지지 않고 어느 순간 기후계 균형이 무너지는 티핑 포인트에서 일어난다. 인간 활동으로 증가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체 대기 중 0.01%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이 작은 증가가 양의 되먹임을 통해 증폭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기온 상승 시점의 기준 = 일반적으로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가열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산업혁명(1750년) 이후에 일어났다고 기술한다. 실제 대부분 경우는 1850년부터 1900년까지의 평균에서 상대적인 기온 변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세계기상기구(WMO)는 이 기준을 따른다. 1850년 이전 온도계 관측 자료가 전 지구 평균 기온을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1900년 이전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한 기온 변화는 무시할 정도로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온실가스는 수백 년 동안 공기 중에 머무름으로 그 누적 효과가 1900년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 2022.04.26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