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첫눈 - 정양 (2022.03.07)

푸레택 2022. 3. 7. 18:39

e대한경제 (dnews.co.kr)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첫눈 - 정양

 

www.dnews.co.kr

  도깨비는 무섭게 보이지만 재미있고 해학적이며 사람을 도와주고 구해주기까지 한다. 궁궐 대문이나 정자 앞에 도깨비 얼굴인 귀면이 떠억 버티고 서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궁궐을 지켜주고 정자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화성 장안문은 육축 위 누각 창문에 귀면을 그려 막아 놓았다. 유일하게 코를 뚫어 놓았는데 이곳으로 총을 쏠 수 있게 위장해 놓은 것이다.

 도깨비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재미있고 상상의 세계로까지 날아다니는 마력이 있다. 빚을 갚고도 잊어버려 평생 빚을 갚는다는 도깨비 이야기는 신기하고 재미있다. 사람은 꿔갈 때 마음 다르고 갚을 때 마음 다른 경우가 많다. 빚지고 자꾸 미루거나, 아예 잡아떼거나, 심지어 도망가는 사람도 있다. 어려울 때 도움 준 일이라면 마음으로라도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

 반복되는 시 구절에서 강조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갚아도 갚아도’에서는 잊지 않는 마음이 읽히고, ‘먹어도 먹어도’에서는 늘 부족한 마음이 읽힌다. ‘보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에서는 그리움에 사무친 마음이 보이고 ‘내려도 내려도’에서는 소용없는 허무의 마음이 보인다.

 아쉬움만 남기고 떠난 첫사랑 앞에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제 잘해 주고 싶어도 이미 떠난 사랑임을, 곁에 있을 때 후회 없이 잘해 주는 것이 사랑에 대한 빚을 갚는 것임을, 첫눈이 내리고 내리며 일깨워 준다.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 2022.03.07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