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열량을 따져 마시자 [강재헌의 생생건강] (daum.net)
[강재헌의 생생건강] 술도 열량을 따져 마시자
시사저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ㅣ반주 또는 당 첨가한 술 섭취는 고스란히 체중 증가로 이어져
37세 남성 A씨는 1년 전 이직한 후 체중이 8kg이나 늘어 고민이다. 새 직장에서 맡은 업무의 특성상 술자리가 많다 보니 음주 빈도도 늘고 운동할 시간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을 수는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소주·맥주·막걸리·와인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알코올 함유 제품에 열량과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중요한 표시·광고 사항 고시' 개정안이 2월에 행정 예고된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알코올 연간 소비량은 8.7리터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분율은 남자는 74.0%, 여자는 50.5%이고, 여성의 월간 음주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의 2015년 24개국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술로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은 167.9kcal로, 조사 대상국 중 1위였다. 이는 음료수를 통한 하루 섭취 열량 44.2kcal의 4배나 되는데, 이 차이 역시 조사 대상국 중 1위였다.
술로 섭취하는 열량, 24개국 중 1위
최근 체중 조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라이트'라는 명칭을 사용한, 열량이 낮은 주류도 판매되고 있지만 정작 주류제품에는 열량이나 영양성분 표시가 미흡해 소비자가 정확한 열량을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술 1병(캔)당 평균 열량은 소주(360mL)가 408kcal로 가장 높았고, 막걸리(750mL)가 372kcal, 맥주(500mL)가 236kcal로 나타났다. 소주나 막걸리 한 병의 열량이 밥 한 공기 열량인 300kcal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최근에는 맛있는 주류가 인기를 얻으면서 맛을 내기 위해 당류를 첨가한 주류가 늘어나고 있어 더욱더 문제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단맛이 강한 주류는 취하는 정도가 약해 음주량이 쉽게 증가하는 반면, 제품당 열량은 높아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6년 한국소비자원이 시판 중인 술 22종의 당 함량을 분석한 결과, 7개 제품은 탄산음료 1캔의 당 함량(27g)과 유사하거나 초과하는 수준이며, 2병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가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흔한 반주 형태의 음주가 식사량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추가적인 열량을 술을 통해 섭취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음주가 음식 섭취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습효과로 음주에 따라 식사량도 따라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음주가 렙틴 등 식욕 억제 관련 호르몬의 효과를 억제하고, 뇌에 신호를 보내 식욕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음주의 비만 유발효과는 한국인에게서 더 클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잘 챙겨 먹고, 식사 때 반주를 하는 문화가 있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비만 발생 위험이 크다. 특히 요즘 출시되는 당 첨가 주류는 당과 알코올을 한꺼번에 섭취하게 되므로 비만 위험이 더 커진다. 술에서 나오는 열량은 당보다 상대적으로 먼저 소모되지만, 사용되지 못한 당이 체지방으로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술과 당은 의존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당이 첨가된 맛있는 술을 마시면 갈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직장에서 업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 술의 열량과 당 함량을 따져보고 선택하며, 같이 먹는 식사와 안주의 열량을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음주로 인한 비만·당뇨병·고지혈증·지방간 등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글=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ㅣ시사저널 2022.02.01
/ 2022.03.07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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