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걷고 또 걷고 기차를 타고

[조용준의 여행만리] 신비·웅장·시간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 '벼룻길'.. ‘포천 신록여정 3선’ 한탄강 주상절리, 산정호수 산책길, 허브아일랜드 허브길

푸레택 2022. 2. 4. 19:45

[조용준의 여행만리]신비·웅장·시간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 '벼룻길' (daum.net)

 

[조용준의 여행만리]신비·웅장·시간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 '벼룻길'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알고계신지요. 한반도에 용암대지가 수십만 년 강물에 깎이면서 형성된 현무암 협곡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은 북녘 땅인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에서

news.v.daum.net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아름답고 신비한 협곡과 기암괴석, 폭포를 만나는 시간여행길이다. 3코스 한탄강 벼룻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 아래로 신록과 협곡이 이어지고 있다.
  

비둘기낭폭포
  

한탄강 하늘다리
  

멍우리협곡
  

산정호수 산책길
  

허브아일랜드 스카이허브팜 가는길
  

여름을 앞두고 라벤더축제가 시작된다


ㅣ포천 신록여정 3선-한탄강 주상절리, 산정호수 산책길, 허브아일랜드 허브길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알고계신지요. 한반도에 용암대지가 수십만 년 강물에 깎이면서 형성된 현무암 협곡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은 북녘 땅인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에서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용암은 한탄강을 따라 흘러 포천, 연천을 지나 파주까지 이르렀습니다. 강물과 만난 용암은 빠르게 식어 육각형 모양 주상절리가 되었습니다. 그 틈으로 다시 강물이 흐르면서 바위를 조금씩 깎아 거대한 현무암 협곡을 만든 것입니다. 협곡은 장대한 절경으로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포천과 연천군 일대의 한탄강 협곡 지대는 2015년 국가지질공원이 되었습니다. 신비한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를 엮어 한탄강 주상절리길도 만들어졌습니다. 모두 5개 코스입니다.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협곡과 기암괴석, 주상절리, 폭포를 잇습니다. 부담 없이 걷기 좋은 길입니다. 3코스인 한탄강 벼룻길(6km)를 다녀왔습니다. 비둘기낭폭포와 하늘다리, 멍우리협곡을 보며 부소천교에 이르는 길입니다. 벼룻길은 강이나 바닷가로 통하는 벼랑길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좋은 곳입니다.

한탄강벼룻길은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이때 걷는 맛이 각별하다. 비둘기낭 폭포(천연기념물 제537호)에서 시작한다. 길도 없이 숨겨져 있다가 물어물어 갔을 정도로 오지였던 비둘기낭 폭포는 그 비경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 길이 생기고 지질공원의 중심이 되었다.


폭포 입구에 들어서면 앙증맞은 한탄ㆍ임진강 지질공원 캐릭터 조형물이 반긴다. 이곳에서 5분 남짓 걸으면 협곡 사이로 둥그렇게 움푹 파인 비둘기낭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탄강 물줄기가 흘러 아늑하고 신비로운 동굴과 폭포를 만들어냈다. 영북면 회산리에 위치한 비둘기낭 폭포는 수백 마리의 양비둘기가 서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뭄으로 콸콸 쏟아지는 폭포수의 시원한 풍경을 만날 순 없지만 영롱한 비취색을 띠는 물빛은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절경을 뽐낸다. 폭포 주변은 물이 잘 빠지는 현무암 지형이라 비가와도 오래 물을 담고 있지 못한다. 비둘기낭 폭포는 그래서 여름 장마철에 손꼽히는 여행지였다.


비둘기낭 폭포는 30m가 넘는 주상절리 협곡과 폭포가 잘 보존돼 있는 한탄강 최고의 지질명소다. 특유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주목받아왔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 안내판에는 '선덕여왕' 부터 '추노','늑대소년' 등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줄줄이 붙어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두 눈에 가득 담고 다시 벼룻길을 걷는다. 폭포에서 약 5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드라마 속 배경지로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한탄강 하늘다리가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높이 50m, 길이 200m, 폭 2m의 출렁다리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랜드 마크다. 곡선으로 조성된 진입로를 따라 걸으면 하늘다리 입구에 닿는다. 긴장하며 첫발을 내디디지만 꽤 든든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성인(80kg 기준) 1500명의 하중을 견디는 하늘다리는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여도 심하게 출렁이지는 않는다.

살짝 흔들리는 다리를 걸으면 협곡을 건넌다는 스릴감과 함께 한탄강을 비롯해 10~50만 년 전에 만들어진 협곡을 한 눈에 감상하기 좋다. 왼편으로는 비둘기낭 폭포 방면 한탄강을 조망할 수 있으며 오른편에서는 멍우리 협곡으로 이어지는 강줄기를 볼 수 있다. 투명한 유리 데크인 스카이워크도 놓칠 수 없는 하늘다리의 재미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이들은 눈을 질끈 감고 지나가지만, 스릴을 즐기는 여행객들은 유리위에서 발아래로 훤히 내려다보이는 한탄강 풍경을 만끽하며 즐거워한다.

하늘다리를 지나면 멍우리 협곡으로 이어진다. 멍우리는 '멍'과 '을리'가 합쳐진 이름이다. 벼룻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평균 높이가 30m 되는 협곡의 주상절리는 무려 4㎞에 걸쳐 한탄강변 양쪽에 펼쳐져 있다. 현무암 주상절리가 해안가가 아닌 내륙 하천에 이처럼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것은 국내에서 한탄강이 유일하다.


봄 햇살을 맞으며 협곡이 굽이치는 강물을 따라 걷는다. 걷는 내내 잘 다져진 흙길과 두툼한 야자매트가 깔린 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나뭇가지 사이로 주상절리와 협곡, 한탄강이 보이고 겹겹이 층이 쌓인 독특한 바위들을 볼 수 있다. 길 중간쯤에 커피나 음료수를 파는 매점이 있다. 다시 숲과 절벽, 마을을 지나면 벼룻길의 끝자락에 자리한 부소천협곡에 이른다.

멍우리 협곡 전망대와 더불어 협곡의 주상절리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깎아지른 듯 한 기암괴석과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여기까지 6km, 사진을 찍으며 쉬엄쉬엄 걸어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폭포에 차를 두고 왔다면 되짚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40분쯤 더 걸어 운천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면 된다.


벼룻길에선 벗어나 있지만 부소천협곡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조선시대부터 이름을 날린 명승인 화적연이 나온다. 화적연은 벼 화(禾), 쌓을 적(積), 연못 연(淵)자를 쓴다. 연못 위에 우뚝 솟은 바위가 꼭 볏짚단을 쌓아올린 모습이라 해서 이름이 붙었다. 절경 앞에서 많은 문인ㆍ화가들이 시화를 남겼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도 화적연의 수려한 산수를 화폭에 담았다.

포천에는 다른 볼거리도 많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차로 20여분쯤 걸리는 산정호수는 '포천 관광 1번지'다. 1925년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저수지를 축조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이미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을 정도로 일찌감치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산정호수가 명소로 꼽히는 이유는 호수 주위를 두른 산들이 호수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호숫가에는 궁예의 삶을 주제로 한 '궁예 이야기길'과 호수를 도는 5km남짓의 '산책로'가 아름답다. 특히 산책로의 일부 구간은 물 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물위를 걷는 것 같은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탄강 벼룻길과 산정호수길을 걸었다면 '허브의 숲'에 빠져보자. 신북면의 허브아일랜드는 '허브로 가득 찬 자연의 섬'을 표방한 공간이다. 허브와 함께 먹고, 자고, 치유하는 완연한 힐링이 한 울타리에서 이뤄진다. 발을 들이는 순간 오감을 자극하는 허브의 매력에 빠진다. 갖가지 허브꽃들이 쏟아내는 향기로 진동한다. 봄향으로 짙어가는 허브아일랜드는 그 자체가 한 송이 거대한 꽃이다. 허브농원 한쪽에 자리한 베네치아 물길을 따라 곤돌라도 운영한다. 그윽한 꽃향기가 뱃전을 타고 코끝을 유혹한다. 코로나19에 벗어나 오랜만에 자연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좋다.

로맨틱한 분위기에 환상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불빛동화축제는 365일 펼쳐지고 2020년 첫번째 플라워축제인 라벤더축제도 열린다. 스카이 허브팜에 보랏빛 라벤더가 가득 식재되어 있다. 허브둘레길을 따라 오르면 향기로운 라벤더를 만날 수 있다. 플라워 정원 곳곳에도 라벤더가 가득하다.

포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 여행메모

△ 가는길=자유로를 이용하면 문산을 거쳐 37번국도를 타고 전곡을 지나 오가삼거리에서 산정호수 방향으로 내려가 송정삼거리에서 좌회전 대회산리방향으로 간다. 도심에서 가면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타고 민락IC, 신북톨게이트를 나와 전곡 연천방면으로 가다 오가삼거리에서 대회산리 방면으로 가면된다.

△ 먹거리=이동갈비는 포천을 대표하는 맛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으로 가족 외식 메뉴로 안성맞춤이다. 이동면에는 저마다 원조와 할머니들 이름을 내건 식당들이 몰려있다. 갈비1987은 젊은 취향의 갈비집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 볼거리=명성산, 운악산 등 명산과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국립수목원, 포천 아트밸리, 백운계곡 등이 있다.

△ 잠자리=산정호수 앞에 한화리조트 산정호수안시가 있다. 주변 자연과 잘어울리는 친환경리조트다. 허브 아일랜드에는 동화나라를 비롯해 지중해, 시크릿프랑스 등이 관광펜션이 있다.

◇ 한탄강 주상절리길 코스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협곡을 따라 구라이길, 가마소길, 벼룻길, 멍우리길, 비둘기낭 순환코스 등 총 5가지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 제1코스 구라이길(4km)=비둘기낭 폭포~운산리 캠핑장~운산리 자연생태공원
△ 제2코스 가마소길(5km)=비둘기낭 폭포~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마당교
△ 제3코스 벼룻길(6km)=비둘기낭 폭포~멍우리협곡~벼룻교~부소천교
△ 제4코스 멍우리길(5km)=비둘기낭 폭포~포천 한탄강 하늘다리~징검다리~멍우리교
△ 비둘기낭 순환코스(5km)=비둘기낭 폭포~벼룻길 일부 구간~징검다리~멍우리길~비둘기낭 폭포(5km)

글=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아시아경제 202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