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건강하게 장수하자 /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바람 앞에 등불인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코로나와 일상생활한 지 2년째이지만 세계 전역에 퍼진 코로나가 진정되어 사라질 조짐 보이지 않아 지구촌 모든 국가·시민이 애간장 녹는다. 시한폭탄 코로나를 안고도 건강하게 장수하며 백세시대 살아가는 모든 어르신 고맙고 감사하다. 뒤따라 살아가는 후배들이 선배님이 다듬어 놓은 인생길 말없이 무겁게 걸어가며 죄송하다. 대구 남산동 성모당 소원성취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아래 성직자 묘역 입구 기둥에 라틴어로 ‘HODIE MIHI, CRAS TIBI’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글자를 보고 섬뜩했다.
‘오늘은 내가 묻히기에 장례를 위해서 여기에 왔지만, 그러나 내일은 당신 차례이니 미리 준비하라’는 메시지로 귓전을 울린다. 묘역에 잠든 성직자도 죽음은 나이순서도 아니고 돈, 벼슬, 명예도 불문하고 한순간에 “아차” 하면 여러분도 무덤의 주인공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나약한 인간의 속세 현실을 깨닫게 한다. ‘사람의 육체는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의 회귀 진리를 알고 자신의 능력과 열정들을 태어난 지구상에 모두 쏟아 붓고 재물과 영육도 다 비우고 빈손으로 왔다 가는 것이 순리다.
맨주먹 쥐고 태어나서 주먹을 펴고 빈손으로 떠나는 ‘공수래공수거’ 세상사 ‘초심으로 출발, 초심으로 도착하라’는 계시다. 이슬람의 성인 마호메트가 한 말인데, 운명에 대해 누가 마호메트에게 물었다. 대답은 이렇다 “발을 들면, 한 발은 땅에 붙어 있지만 다른 한 발은 자유롭다” 한발을 들고는 자기 의지의 운명대로 움직이지만, 한 발을 들면 다른 한발은 지구상에 붙어 꼼짝달싹 못 해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운명에 따라 움직인다.
사람에게는 이미 주어진 선천적 운명과 바꿀 수 있는 후천적 운명이 같이 있다는 의미다. 운명은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의 목숨은 마음먹기에도 달린 경우도 많다. 사소한 문제로부터 다투거나, 실연, 실직, 생활고나 사정기관에 조사받다가 극단적 선택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운명인 목숨도 줄일 수도 있고 늘릴 수도 있는 고무줄이다. 태어날 때 나름대로 받은 선천적인 각본운명에다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후천적인 맞춤운명이 남은 생사를 영향을 준다. 별에 별일이 다 있는 70억 명이 사는 세상에는 독가스나 실족으로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지는 ‘파리 목숨’도 있지만, 비행기가 추락하고 배가 뒤집혀도 살아남는 오뚝이처럼 질긴 ‘찰떡 목숨’도 있다. 오직 하나밖에 없는 목숨! 고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이만큼 살아온 것도 기적이고 대박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지난해만 하늘나라로 막 잡아가는 코로나 악몽 공포시대다. 올해부터는 살려고 백신 접종자 증가로 사망자 주춤한다. 고삐를 당겨 방역소독, 거리두기, 백신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기도로 정신무장에도 공들여 사망자 줄여 일상회복하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속담 새기며 우리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방역수칙 지키고 마음을 기도로 보듬어 심신을 다하자. 이맘쯤 ‘파이팅’하며 숨 고르고 힘 길러 평범한 원래 일상으로 전진하자.
[출처] 경북일보TV 2021.05.27
/ 2021.11.18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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