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테크] 마리퀴리부터 아이슈타인까지.. 세상을 바꾼 노벨 수상자 TOP 10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스웨덴의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1901년부터 수여를 시작한 노벨상,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도 수상자 리스트에 올라있는데요. 싸이테크에서 세계가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는 물리·화학·생리의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꼽아봤습니다.
1. 노벨상 두 번 받은 마리 퀴리
흔히 '퀴리부인'으로 알고 있는 마리 퀴리는 한 번 받기도 어렵다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1903년에는 노벨 물리학상을, 1911년에는 노벨 화학상을 받았는데요. 지금이야 방사선이 위험하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죠. 그녀가 살던 시대는 달랐습니다. 방사능 물질 라듐이 미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했죠. 라듐에 화장품에 들어갔다 하면 마치 지금 줄기세포 들어간 화장품이 잘 팔리는 것처럼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그녀는 프랑스 유학을 하며 소르본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습니다. 두 딸을 낳고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됐습니다. 그러다 과학자 남편이었던 '피에르 퀴리'의 적극 지지로 둘은 함께 연구에 나섰는데요. 부부가 함께 라듐을 발견한 공로로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1910년에는 라듐을 분리해 폴로늄을 발견하는 등 라듐을 연구했다는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혼자 수상하기도 했고요. 심지어 마리 퀴리의 딸 부부인 '이렌 졸리오퀴리'와 '프레데리크 졸리오퀴리'도 노벨 화학상 수상자라고 하네요. 어쨌든 그녀의 연구 덕분에 '라듐'이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도 널리 알려질 수 있었죠. 평생을 방사능 연구에 바친 그녀도 결국 과도한 방사선 노출로 사망하게 됩니다. 그녀의 유해에서조차 상당량의 방사선이 방출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그녀의 사후 방사선 차단관으로 옮겨 재매장을 했다고 하네요.
2. X선 발견,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
두번째 인물은 X선을 발견한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입니다. 우리가 어디 다쳤을 때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도 다친 부위를 알 수 있는 건 바로 '엑스레이' 덕분인데요. 바로 이 X선을 만든 고마운 과학자가 뢴트겐입니다.
독일 출신의 뢴트겐은 1895년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 X선을 발견한 업적으로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가 어떤 실험을 했는지를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그는 방을 어둡게 해 빛이 없는 상황에서도 매번 발광이 나는 지점이 있다는 걸 알아냅니다.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어떤 광선 때문일 것이다'라는 생각에 그 정체불명의 선에 'X선'이란 이름을 붙였고요. 물체가 이 새로운 광선을 투과 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 처음으로 아내의 손을 X선으로 찍었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자신의 뼈를 보고 "나의 죽음을 봤다"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진단방사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X선의 발견으로 그는 1901년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3. DNA 구조 발견, 왓슨 & 크릭
세번째 인물은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입니다. DNA가 이중 나선구조로 생겼다는 걸 발견한 과학자들입니다. 이 업적으로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죠. 1950년 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는 DNA의 비밀을 캐기 위한 과학자들의 소리 없는 전쟁터였습니다. 이 둘이 노벨상을 받게 된 계기는 '로잘린드 프랭클린'이라는 여성 과학자가 X선으로 DNA의 회절 무늬를 찍은 사진 덕이었습니다.
프랭클린과 사이가 나빴던 다른 과학자가 왓슨과 크릭에게 프랭클린 허락도 안받고 DNA X선 사진을 보여준 거죠. 이 사진은 이중 나선구조를 확신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그들은 이 사진을 기반으로 DNA의 나선형 모형을 만들어 1953년 과학저널 네이처를 통해 발표합니다. 이 때 왓슨의 나이가 25살이었다고 하네요. 1962년 12월, 마침내 왓슨과 크릭, 그리고 이들에게 프랭클린의 X선 사진을 허락도 없이 가져다 준 윌킨스는 노벨상 수상대에 나란히 섰는데요. 정작 이들에게 사진을 빼앗겨버린 프랭클린은 1958년 38살의 나이로 암 선고를 받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들의 DNA 구조 발견 덕분에 생명 현상의 비밀들이 하나 둘 풀려 현재의 모습까지 오고 있습니다.
4. "X선은 위험해" 허먼 조지프 멀러
네번째 주인공은 허먼 조지프 멀러입니다. 유전학자였던 그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연구하던 어느 날 초파리에 X선을 노출시키다 'X선에 노출된 초파리일수록 돌연변이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말벌이나 옥수수 등을 이용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는 걸 알아냈고요.
그 후 멀러는 인간이 X선에 노출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지 위험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그의 스승인 '토마스 헌트 모건'이 초파리를 이용해 염색체의 역할을 규명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이후 1946년 노벨 생리의학상도 '엑스선에 의한 돌연변이 발생의 발견'으로 허먼 멀러에게 수여되었습니다.
5. 요구르트 말고 백혈구, 일리야 메치니코프
다섯 번째 인물은 우리에게 친숙한 일리야 메치니코프입니다. 광고에서 유산균 요구르트 선전하는 거 많이 보셨죠? 그 메치니코프 맞습니다.
러시아의 과학자였던 그는 그 유명한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파스퇴르 밑에서 세균과 면역을 연구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백혈구가 균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인간의 노화를 연구해 유산균을 섭취하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죠. 그의 이름을 딴 유제품은 아직도 한국 야쿠르트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그가 1908년 받은 노벨상은 유산균 때문에 받은 게 아니라 '백혈구의 식균 작용'으로 받았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진 않은 것 같네요.
6. '빅뱅이론' 펜지어스와 윌슨
여섯 번째 인물은 아노 알런 펜지어스와 로버트 우드로 윌슨입니다. 벨 연구소에서 쾌적한 수신을 위한 잡음 제거를 위해 안테나를 달던 이 두사람이 노벨상을 받은 건 우주가 한 점에서 나왔다는 '빅뱅 이론'의 증거를 발견한 공로였습니다. 빅뱅 이론은 우주가 한 점에서 '펑' 하고 폭발했다는 믿기 어려운 우주 기원설이었는데요. 우주가 처음 '빵' 하고 터지면서 사방으로 흩어진 빛이 차가워진 우주에 남긴 열기가 대폭발의 단서이자 빅뱅의 화석인 '우주배경복사'인데, 이걸 관측해 빅뱅 이론을 대세로 만들어 준 과학자들이 바로 펜지니어스와 윌슨입니다.
이 두 사람은 위성 통신용 전파 망원경에 불필요한 신호를 다 제거해도 정체 불명의 잡음이 계속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신호를 없애려고 수리도 해보고 비둘기 똥도 치워봤지만 결국 신호를 못 없애고 말았죠. 참다 참다 마지막으로 프린스턴 대학 연구진들에게 물어봅니다. "도대체 이게 뭔가요?" 그리고 답을 듣죠. "이 신호는 우주 전체에서 오는 우주배경복사"라는 사실을요. 결국 이 두사람은 잡음을 제거하다가 1978년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게 됐습니다.
7. 양자역학, 닐스 보어
일곱 번째 인물은 '닐스 보어'입니다. 보어는 그 유명한 '양자역학'을 연구한 물리학자로 이 업적으로 192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고전역학에서는 입자와 파동은 같을 수 없다는 게 상식이었는데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입자이거나 파동이거나 둘 다 될 수 있는 이중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죠.
그리고 우리가 보기 전까지는 입자이거나 파동이거나 알 수 없고 우리가 어떤 걸 보는 그 사실만으로 입자이거나 파동이거나가 관측된다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연구했는데요. 아인슈타인이 불확정성 원리에 불만을 표하며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보어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씨, 신에게 그만 좀 이래라저래라 하시오! "
8. '어려운 고양이' 에르빈 슈뢰딩거
여덟 번째 인물은 에르빈 슈뢰딩거 입니다. 슈뢰딩거는 뒤에 '고양이'가 붙어야 더 유명하죠.
고양이 한 마리와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 방사성물질 라듐, 방사능을 검출하는 계수기, 망치가 들어있는 상자가 있다고 가정해볼 게요. 상자는 아무도 볼 수 없게 가려져 있습니다. 라듐 핵이 붕괴하면 계수기가 그걸 탐지합니다. 그러면 망치가 유리병을 내리쳐서 청산가리가 유출되고요. 그걸 마신 고양이는 죽게 되죠. 1시간 뒤 라듐이 붕괴할 확률은 50%입니다. 1시간 뒤 고양이는 죽었을까요? 아니면 살았을까요? 정답은? '이 상자를 열기 전에는 안에 있는 고양이가 죽어 있을 수도 있고 살아있을 수도 있다'입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답입니다. 쉽게 말해 삶과 죽음이 '중첩'되어 있다는 거죠 상자를 열어 결과를 봄으로써 저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고 말한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불완전성을 비판하기 위해 이 실험을 고안했지만 아이러니하게 양자역학을 묘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실험이 됐다고 합니다. 얼마나 어려웠으면 스티븐 호킹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누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 하는 걸 들으면 난 내 총을 꺼낸다!"고요.
9. '힉스 입자' 피터 힉스
아홉 번째 인물은 '피터 힉스'입니다. 1960년대 물리학자들은 "우주 만물의 존재에 도대체 누가 질량이라는 걸 부여했을까?"라는 의문의 답을 '입자'로 꼽았습니다. 어떤 입자가 우주 만물에 질량을 부여한다는 예측이었죠. 우주를 형성하는 물질과 힘이 6개의 중입자와 6개의 경입자, 힉스를 포함한 5개의 힘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는 이론이었는데요. 12개의 힘은 발견됐지만 질량을 부여하는 그 무언가만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였죠. 1964년 이를 예측한 피터 힉스가 바로 아홉번째 인물이고요. 한국 출신 입자물리학자인 고 이휘소 박사가 1972년 논문에서 이 입자를 '힉스 입자'라고 이름 붙여 힉스 입자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게 발견됐냐고요? 이 입자는 다른 입자에 비해 질량이 크고 짧은 시간에 붕괴되어서 대형 입자가속기에서만 관측이 가능한데요. 2012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가 대형 강입자 충돌기 연구에서 힉스와 유사한 입자가 발견됐다고 밝히며 이 입자가 실재하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2013년 힉스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요.
10. '광전효과' 알버트 아인슈타인
마지막 열 번째 인물은 여러분도 예측하셨을 '알버트 아인슈타인'입니다. 상대성 이론으로 상을 받았냐고요? 아뇨. 사실 그가 상을 받은 주제는 '광전효과', 즉 '빛의 입자성'입니다.
고전 물리학에선 빛을 파동이라고 봤습니다. 처음에 뉴턴이 '입자'라고 주장했었지만 아무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나온 실험 결과로 '파동'이 대세가 됐었죠.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작은 알갱이를 가진 광자 즉 입자라고 봤습니다. 그는 금속 등의 물질이 빛을 받으면 전자를 내놓는 현상을 통해 빛의 입자성을 입증했습니다.
광자와 전자가 충돌해 전자가 금속으로부터 튀어나오는 현상이 광전효과인데요. 단순히 빛을 받아서 전자가 방출되는 게 아니라 일정량의 진동수가 확보되어야 전자가 방출된다는 걸 알아낸 것이죠. 빛이 에너지를 가진 입자이기 때문에 진동수가 높은 빛의 입자를 금속판에 쪼이면 입자가 전자를 튀어나오게 한다는 게 아인슈타인의 결론이었습니다. 빛을 에너지 덩어리인 광자라고 본 아인슈타인은 빛에 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출처] 싸리테크 신지은 기자 (2020.10.11)
/ 2021.10.07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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