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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선의 동물 이야기] 박쥐에 대한 오해 (2021.09.23)

푸레택 2021. 9. 23. 19:22

■ 박쥐에 대한 오해 / 배진선 서울동물원 동물운영팀장

박쥐는 새가 아니라 포유동물이다. 그래도 웬만한 새들보다 더 뛰어난 비행솜씨를 가졌다. 빠른 속도로 날아갈 수 있고 수직상승은 물론 정지비행까지 가능하다. 하늘을 날기 위해 박쥐는 앞발의 손가락이 길어지고 손가락 사이에 있는 피부가 늘어나면서 포유동물 중 유일하게 날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박쥐의 날개는 얇고 가벼울 뿐 아니라 탄력도 좋아서 잘 늘어난다. 박쥐가 새보다 더 뛰어난 것 중 다른 하나는 새들은 날아오르기 위해 도움닫기를 해야 하지만 박쥐는 거꾸로 매달려 있는 채로 날개를 완전히 펼 수 있어서 준비동작 없이 그대로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오로지 뒷발로만 밤새 또는 겨울 내내 천장에 매달려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박쥐의 뒷발가락은 무게가 나가는 근육은 없애고 오로지 강력한 힘줄로만 되어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박쥐의 날개가 찢어지면 다시 날 수 없다. 새는 날개깃이 빠지면 새로운 깃털이 나지만 박쥐의 날개는 한번 찢어지면 치유가 안 되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하늘을 나는 박쥐는 영화에서 피를 먹는 드라큘라의 분신 정도로 등장한다. 그러나 피를 먹는 박쥐는 전 세계 9000여종 가운데 남미대륙에 사는 단 3종류뿐이다. 그 박쥐들도 사람의 피가 아니라 가축의 피를 먹고 산다. 그럼 박쥐들은 뭘 먹고 살까 ? 박쥐는 큰박쥐아목과 작은박쥐아목으로 나뉘는데 큰박쥐아목처럼 몸집이 큰 박쥐들은 과일이나 식물의 꽃에 있는 꿀을 따먹고 산다.

밤에만 꽃이 피는 식물도 수정이 돼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이유가 박쥐들이 밤에 꽃에 있는 꿀을 따면서 자연히 꽃가루도 같이 옮겨주기 때문이다. 작은박쥐아목 박쥐들은 곤충을 먹고 산다. 우리나라에는 작은박쥐류만 살고 있는데 잘 알려진 황금박쥐부터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관박쥐까지 모두 24종이 있고, 이 숫자는 우리나라 포유류 전체 중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박쥐들은 하룻밤에 자기 몸무게의 절반 정도 먹이를 먹는다. 우리나라에 사는 박쥐 중 가장 작은 집박쥐도 하룻밤에 먹어치우는 모기 수가 무려 3000∼5000마리나 된다. 모기를 잡기 위해 살충제를 뿌릴 것이 아니라 박쥐집을 만들어 주어서 우리 옆에 박쥐가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조상들은 박쥐를 귀한 동물로 여겨 가구나 옷 장식에도 박쥐 문양을 넣었고, 고추와 함께 사내아이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밤에 사냥을 하니 시력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박쥐는 거의 앞을 못 본다. 대신 시각보다 더 정교한 초음파를 쏘아 먹이에 부딪혀 돌아오는 메아리를 감지해 먹이 위치를 파악한다. 박쥐의 초음파만 잘 연구하면 시각장애인도 앞을 볼 수 있는 길이 생기지 않을까 ?

글=배진선 서울동물원 동물운영팀장

[출처] 국민일보 2010.09.15

/ 2021.09.23 옮겨 적음

https://news.v.daum.net/v/20100915174104498

 

[배진선의 동물 이야기] 박쥐에 대한 오해

박쥐는 새가 아니라 포유동물이다. 그래도 웬만한 새들보다 더 뛰어난 비행솜씨를 가졌다. 빠른 속도로 날아갈 수 있고 수직상승은 물론 정지비행까지 가능하다. 하늘을 날기 위해 박쥐는 앞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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