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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몸 얼개’ 이야기 (2021.08.25)

푸레택 2021. 8. 25. 08:13

■ ‘몸 얼개’ 상식 이야기 /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우리 몸에서 ‘간(肝)과 위장(胃腸)은 어디에 어떻게 놓여 있으며, 그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맹장은 오른쪽, 왼쪽 어느 쪽에 있는 것일까’와 같은 내용은 평소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몸의 구조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지내는 것이 우리 일상이다. ‘몸 얼개’에 대한 기본 상식으로 우리 몸의 기본 틀을 이루고 있는 뼈와 동력기 역할을 하는 근육 그리고 주요 장기의 구조와 기능에 관해 살펴본다.

몸 얼개의 기반이 되는 뼈대는 높은 건물이 철근 구조에 의해 유지되는 것처럼 우리 몸의 기본 틀 유지에 관여하며, 뼈의 주요 역할은 몸을 지지해 주고, 내부 기관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등뼈와 다리뼈는 몸을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하며, 두개골은 뇌를 보호해주고, 갈비뼈는 심장, 간, 폐 등의 주요 기관을 감싸 보호해준다. 뼈는 무기물의 저장고이기도 하며, 혈관을 따라 온 몸을 흐르는 피도 골수(骨髓)라고 부르는 뼈 속에서 만들어진다. 우리 몸을 지지해주고 있는 뼈의 수는 태아일 때는 350개 쯤 되지만, 성장하면서 뼈들이 서로 붙거나 퇴화되면서 어른이 되면 206개의 뼈를 지니게 된다.

몸무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동력기 역할을 하는 근육은 뼈와 연결돼 몸의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무늬가 없는 민무늬근(평활근, 平滑筋)과 가로무늬를 지니는 가로무늬근(횡문근, 橫紋筋)으로 구분이 되는 근육에서 민무늬근은 주로 내장을 이루고 있어 내장근이라고 부르며, 뼈에 붙어 있는 골격근과 심장을 이루고 있는 심장근은 가로무늬근이다. 근육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隨意筋)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불수의근(不隨意筋)으로 구분이 되는데, 골격근은 수의근이고 심장근과 내장근은 불수의근이다. 근육 수축은 근육을 이루는 액틴 섬유가 미오신 섬유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일어나는데, 이때 에너지가 소모된다.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사람의 소화관의 길이는 약 8m 정도로 2층집의 높이에 해당하는 긴 길이이다. 입에서 침에 섞여 이빨에 의해 잘게 부서진 음식물은 식도를 거쳐 위장(胃腸)으로 불리는 위(胃)로 넘어가 여러 종류의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된 다음 작은창자를 거치며 양분 흡수가 일어난다. 작은창자의 벽에는 많은 융털 돌기가 있어 소화된 양분이 잘 흡수될 수 있다.

간장(肝臟)이라고도 부르는 간(肝)은 소화를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기관이다. 오장육부 중에서 가장 크고 담당 역할도 가장 많은 간은 오른 쪽 갈비뼈 밑에 위치하고 있으며, 무게는 1.4~1.7Kg 정도 된다.

간은 창자에서 흡수된 영양분의 저장이나 공급 역할을 하며, 오줌의 주성분인 요소도 간에서 합성된다. 간은 독성 물질을 분해하고, 피의 흐름을 조절해 주며, 혈액 응고 인자인 프로트롬빈의 합성과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등 우리 몸에서 물질 대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 기관이다. 그래서 건강한 일상을 위해 평소 간이 피곤하거나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도록 항상 유념해야 하는 것이다.

간에서 쓸개즙(담즙)이 생성돼 간과 십이지장 사이에 위치하는 쓸개주머니에 저장되는데, 쓸개즙 성분 중 담즙산염은 소화 효소는 아니지만 지방산을 유화시켜 리파아제에 의한 지방의 소화를 도와주며, 창자에서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서 강줄기 역할을 하는 핏줄은 동맥(動脈)과 정맥(靜脈) 그리고 그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모세혈관(毛細血管)으로 구분된다. 핏줄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9만Km가 넘는데, 이는 지구 둘레의 두 바퀴 반 정도나 되는 매우 긴 길이이다. 핏줄을 타고 흐르는 피의 양은 성인의 경우 약 5L 정도 된다. 동맥은 심장에서 나오는 피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두꺼운 벽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콜레스테롤을 함유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동맥의 핏줄 벽이 두터워져 혈관의 지름이 좁아지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고혈압(高血壓)이다.

혈액순환의 중심 역할을 하는 심장에는 우심방 쪽 벽에 박동원(博動源)이라고도 부르는 동방결절이 있어 자동적으로 심장수축이 조절된다. 심장수축으로 나타나는 박동은 1분에 70번 정도이며, 이는 하루로 치면 10만번, 일생 동안 30억번이나 되는데, 이런 사실로부터 심장이 매우 튼실한 기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장의 수축과 이완에 따라 동맥 핏줄에 압력의 차이가 생기는데, 정상인의 경우 수축기의 압력이 120mm/Hg, 이완기에는 80mm/Hg 정도 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태어나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쳐 죽음에 이르는 삶에서 건강은 부(富)나 지위 또는 명예보다 우선해서 지키고 가다듬어야 할 삶의 평생 지표이다. 모든 것이 왔다가 가는 삶의 여정에서 ‘몸의 얼개’에 대한 상식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보자.

글=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서울대 생물교육학과, 서울대 대학원 박사)

/ 2021.08.25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