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꽃 / 오세영
젊은 날엔 저 멀리 푸른 하늘이
가슴 설레도록 좋았으나
지금은 내 사는 곳 흙의 향기가
온몸 가득히 황홀케 한다
그 때 그 눈부신 햇살 아래선
보이지 않던 들꽃이여
흙냄새 아련하게 그리워짐은
내 육신 흙 되는 날 가까운 탓
들꽃 애틋하게 사랑스럼은
내 영혼 이슬 되기 가까운 탓
■ 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사진: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1.07.09
/ 2021.07.09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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