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들꽃산책] 솔비나무, 고로쇠나무, 냉초, 글라디올러스, 갯기름나물, 비비추, 금불초, 나무수국 (2021.07.09)

푸레택 2021. 7. 9. 23:02















■ 들꽃 / 오세영

젊은 날엔 저 멀리 푸른 하늘이
가슴 설레도록 좋았으나
지금은 내 사는 곳 흙의 향기가
온몸 가득히 황홀케 한다
그 때 그 눈부신 햇살 아래선
보이지 않던 들꽃이여
흙냄새 아련하게 그리워짐은
내 육신 흙 되는 날 가까운 탓
들꽃 애틋하게 사랑스럼은
내 영혼 이슬 되기 가까운 탓

■ 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사진: 서울식물원에서 촬영 2021.07.09

/ 2021.07.09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