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박상설칼럼] 90살 나이 늦지 않았다② ‘입동’ 밤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출연... 시각장애인 되어 비로소 나를 찾다

푸레택 2021. 5. 15. 19:52

 

■ [90살 나이 늦지 않았다②] ‘입동’ 밤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출연... 시각장애인 되어 비로소 나를 찾다 /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나의 주인은 빈궁한 깐돌이/ 길 없는 길 헤매는 시간 밖 자유인/ 마냥 흙에 뒹굴어야 살아나는 천덕꾸러기/ 여한 없는 안식의 맑은 삶 눈물이 나도록 살아온 노인/ 하고 싶은 나날로 엮어온 일상, 이런 일로 넘쳐난 나날/ 이제 시간에 저항하고 앞서갈 기력 없어도/ 거미줄 같은 생명력으로 슬퍼하지 않아/ 머지않아 깐돌이 없는 날 신발 두 켤레 너머에 보이는/ 그는 영원한 안식으로 쉬게 되리니/ 오늘도 걷고 내일도 걸으며 길섶 민들레 홀씨에 머문다. (‘무어라 독백하는 두 헌신짝’ )

나는 만물이 태어난 곳이자 되돌아가야 할 숙명적 근원의 고향,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나는 흙이 되고 싶다. 보고 만지고 파헤치고 밟아도 태고에서 종말까지 그냥 그대로의 흙처럼 버려지고 싶다. 차갑고 단절된 듯하면서도 온갖 것을 받아주고 썩여주며 싹 트여주는 흙이 바로 ‘나’이고 싶다.

흙을 일구고 보듬으며 생명을 키워온 긴긴 시간에서 나는 간간히 도망쳐 밥벌이에 매달렸다. 그 밥벌이를 위한 시간은 정녕 행복하지 않았고 흙을 섬기는 시간은 은혜적 기쁨이었다.

헤르만 헷세는 싯다르타를 통해 진리는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의 처절한 고행을 몸소 겪어야만 진리는 얻어진다. 내가 허송하는 지식의 허울인가? 행동 없는 지식의 거품인가? 삶에 시달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더 나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내가 살아보니 그 해답은 그 누구에게서도 구할 수 없고 오직 나 자신에게만 있다. 흙과 한평생을 살다보니 생명을 잉태하고 틔워주며 온갖 것을 받아주는 호사는 흙이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흙이 된다. 그 흙에 뒹굴며 고락을 흙에 기대는 삶과 그와 반대되는 삶을 생각해 본다.

일상생활에 열중하다 주말에 캠핑하며, 농사일하며 인문학 산책을 하는 사람들... 산골에서 땀 흘리며 또 다른 레저문화를 즐겨 오기 50여년이 흘렀다. 생각하는 방법은 배울 수 있으나 바로 행동하는 습성은 오직 극한상황을 넘나드는 피와 땀의 노동이다.

내 몸에 새겨 넣은 기억!! 몸을 쓰지 않고 생각으로 남긴 흔적은 환영(幻影)이다. 그 기억의 나이가 몇 해든 몸으로 얻은 흔적은 죽는 날까지 내 것이 되고 지식으로 얻은 관념으로는 자신의 습관과 버릇을 고치기 어려웠다.

ㅡ 시각장애인 되어 비로소 나를 찾다

나는 사물을 잘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다. 오른쪽 눈은 세살 때 외할머니가 말라리아병 약을 과다하게 잘못 먹여서 부작용으로 완전 실명됐고, 왼쪽 한눈으로만 한평생 견뎌왔는데 78세 때 ‘습성 황반변성’ 질환에 걸렸다. 사물을 보려면 손바닥 만한 검은 그림자가 시야를 덮쳐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발병 후 10여년이 지난 요즘은 나날이 심해져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

그래도 나는 눈은 어두워졌지만 겨우겨우 책을 더듬으며 글을 쓴다. 언론매체에 투고를 하며 현역 칼럼니스트와 기자로 일하며 인문학 강의를 하는 프리랜서 강사다. 고생은 많지만, 마음으로 세상을 보듬으며 따듯이 살펴가며 잘 살아가고 있는 눈 더듬이 할아비다. 이 글을 온갖 고난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

[출처] 아시아엔 박상설 사회-문화 칼럼 (November 08, 2019)

/ 2021.05.15 편집 택

https://blog.daum.net/mulpure/15856195

 

[박상설칼럼] 90살 나이 늦지 않았다① '내 유물은 50년 된 등산화와 검정 고무신 두 켤레' (2021.05.1

■ [90살 나이 늦지 않았다①] 내 유물은 50년 된 등산화와 검정 고무신 두 켤레 /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잡초처럼 살아가는 할아비 내 생애의 터전은 오지

blog.daum.net

https://www.youtube.com/watch?v=nuJgK03vT3U 

40년 전 전우, 김재화 유머작가 '암호병과 서무계'

며칠 전 김재화 유머작가가 본인이 진행하는 《김재화 말글TV》에서 박상설 캠프나비 대표와 대담하는 위의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김재화 유머작가는 40년 전 강원도 양구 대암산 골짜기에 자리잡은 독립포병대대대에서 함께 군복무를 한 나의 옛 전우다.

군복무 시절 그는 본부포대 통신과 암호병이었고 나는 군수과 서무계로 근무하여 업무상으로 또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냈다. 내가 전역할 때 그가 나의 군대추억록에 《기차보다도 긴 열다섯 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말 그대로 장문의 글을 써 주었는데 지금 읽어보아도 정말 재미있고 재치 넘치는 그의 글솜씨에 감탄을 금할 길 없다. 글솜씨만이 아니라 말솜씨에도 재능이 뛰어났던 김재화 전우는 군복무 시절 우리 포병대대를 대표하여 21사단과 3군단, 1군사령부 주최 웅변대회에 출전하여 각종 상을 휩쓸었다.

전역 후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답게 mbc 《웃으면 복이 와요》를 비롯하여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약하였고 스포츠 신문에 《에로비안 나이트》를 수년 간 연재하여 큰 인기를 누렸다. 인터넷에서 인물 검색을 해보니 《유머 스피치》를 비롯하여 수십 권의 책을 펴냈으며 '웃는 나라 만들기 운동본부 본부장'과 '국회 유머아카데미 주임교수'를 역임한 것으로 나온다. 또한 지금은 망원동에 스튜디오를 마련하여 《SF 스마트펀스피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오래 전 망원동 스튜디오에 한 번 찾아오라고 약도까지 보내주었건만 코로나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김재화 작가도 그가 대담한 박상설 캠프나비 대표처럼 앞으로 90세가 넘어도 건강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기를 기대해 본다.

ㅡ 2021.05.15 김영택 씀
https://youtu.be/6MqxIe1REfA

https://youtu.be/jUIGM4JmUt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