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향이 춘천인지 산인지 들판인지 모릅니다. 산이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떠돌이 캠퍼라고도 하고 산에서 농사짓는 산꾼이라고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들풀로 태어난 나는 산이나 들녘에 뿌리 내리고 하늘을 쳐다보며 세월을 보냅니다.
때로는 길섶에 뿌리를 내려 수많은 사람과 황소와 강아지에게 짓밟혀 사경을 헤맵니다.
밟힐수록 더 강해지는 나는 죽다 또 살아나고 살아내며 생명을 이어갑니다.
옆동네 꽃들은 사람들이 꺾어가고 파가고 하는데, 나는 사람들이 쳐다도 안보니 고독의 외로움 얼마나 잘된 것인지요.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온 나는 자유를 노래하며 이제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내 고향은 흙이며 땅이며 지구촌이라고 하지요.
☆ 글: 박상설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출처] 아시아엔 March 17, 2021
/ 2021.05.15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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