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한 줄 짜리 논술 답안지
19세기 캠브리지대학 종교학 과목 시험 시간. 출제된 주관식 문제는 “가나안 혼인 잔칫집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의 기적을 신학적 관점에서 논하라”였다.
시험 시작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해 답안지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험 감독 교수는 아직 한 글자도 적지 않고 창밖 먼 산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한 학생을 발견했다.
교수는 학생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왜 답안을 작성하지 않는가?”
학생이 대답했다.
”저는 쓸 말이 없습니다.”
교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시험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그는 그저 멍하니 창밖을 내다볼 뿐이었다.
드디어 강의실엔 교수와 그 학생만 남았다. 교수는 학생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단 한 줄이라고 쓴다면 낙제는 면할 걸세.”
학생은 펜을 들어 몇 자 쓰고는 시험장 밖으로 나갔다. 답안지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더라.” (Water saw its Creater and blushed.)
하지만 달랑 한 줄 답안지는 대학의 모든 신학 교수들을 감동시켰고, 이 대학 신학과 창립 이후 전설이 된 만점 답안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 학생이 바로 훗날 영국의 위대한 시인 된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이다.
▲ 조지 고든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 1788~1824)
영국 태생의 낭만주의 시인. 3대 낭만파 시인 중 한 사람. BBC 선정 영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시인. 선천적으로 오른발을 절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 컴플렉스에 시달렸다. 캠브리지대학에 입학해 문학과 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상원의원이 되었다.
바이런은 조각 같이 잘 생긴 외모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가 지나가면 온 동네 여성들이 창문을 열고 구경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는 여성 편력이 심했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 말라리아 열병에 걸린 후 의사의 잘못된 처방으로 병이 더 심해져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바이런의 시가 조각된 기념비가 웨스트민스터 사원내에 건립되어 있다.
그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캠브리지대학 3학년 때 신학 시험에서의 일화이다. 학기말 고사 때 예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기적이 상징하는 종교적, 영적 의미를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오자 그는 아래와 같은 한 문장만을 적어서 이 시험을 최고점으로 통과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Water saw its Creater and blushed.” (물이 창조주를 뵙고 얼굴을 붉혔도다)
또 다른 일화는 《해럴드 도령의 순례》라는 책 발간으로 바이런이 세계적인 시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때 그가 한 말이다.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I awake one morning to find myself famous.) 그는 시집 《게으른 나날》을 출판하며 시인의 길로 들어섰고, 《차일드 해럴드의 여행》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출처: 나무위키 외)
■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을 붉히더라
19세기 캠브리지대학의 종교학 과목 시험시간에 주관식 문제가 하나 출제됐다. 문제는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님의 기적에 대해 논하라”였다. 시험 시작종이 울리자 일제히 답안지에 펜촉 닿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렸지만 유독 한 학생만은 멍하니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감독관이 다가가 주의를 주었지만 학생은 시험에 하나도 관심 없어 보였다.
시험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학생의 멍 때리기는 계속 됐다. 그러자 화가 난 감독 교수가 다가가 백지제출은 당연히 영점 처리되고, 학사경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뭐든 써넣어야 한다고 최후통첩 했다. 이 말에 딴청을 피우던 학생의 시선이 돌연 시험지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정말 단 한 줄만 써놓고 고사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하지만 달랑 한 줄 답안지는 이 대학 신학과 창립 이후 전설이 된 만점 답안지였다. 그 학생의 이름은 훗날 셸리, 키츠와 함께 영국의 3대 낭만파 시인 중 한 사람이었던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대학의 모든 신학과 교수들을 감동시켜 올하트 받은 바이런의 촌철살인 답안은 바로 이것이었다.
“The water met its master and blushed.”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을 붉히더라) 물이 자신을 창조하신 창조주 중 한 분을 만나니 수줍은 듯 붉어졌단다. 역시 시인답게 탁월한 상상력이 고도로 발휘된 기막힌 표현이다.
(중략)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을 붉히더라.” ‘수줍음’의 의미가 아니라 본문 저자가 의도한 ‘송구함’과 ‘감사함’의 의미라면 바이런의 시는 가히 지상 최고의 작품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나의 모든 더러운 죄들을 말끔히 해결해 주실 구세주이심을 믿고 날마다 그분을 맘껏 누리고 체험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행복한 시인들이 다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신성욱 교수의 설교 단상 (2021-02-23)
/ 2021.05.13 편집 택
https://youtu.be/Q2L6OfWKr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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