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 글] '세상의 어머니께' 서울여대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2021.05.07)

푸레택 2021. 5. 7. 18:01

♤ 친구가 '어머니'라는 짤막한 글을 보내주었다. 출처를 찾아보니 2007년 서울여대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이라고 나온다. 1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갔어도 좋은 글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주변을 맴돌며 감동을 준다.

다음은 2015년 어느 신문의 기사 일부이다.

서울여대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진행했던 '사랑의엽서' 공모전 대상작이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이 문구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서울여대의 '사랑의 엽서' 공모전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사랑’, ‘감동’, ‘관심’ 등 소중한 가치를 찾고자 지난 2007년 4월 서울여대 학생, 교수, 직원 등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시 우리 주변의 가족, 친구, 이웃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나 글귀를 엽서에 담아 보내는 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대상을 받은 작품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재발견을 내용으로 한 글로서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5월 가정의 달이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 특히 어버이날을 맞아 이 글을 통해 부모님의 헌신적이고 깊은 사랑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세상의 어머니께 / 서울여대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2007)

나한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주시는 어머니, 당신이 안쓰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 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보답하고 답례하고 싶어 후배와 친구들을 불러냅니다. 그러나 날 위해 밥을 짓고 밤 늦게까지 기다리시는 어머니,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진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힘겨워하고 숨가빠하시는 어머니,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려 본 적이 없었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더 잘 해주고 더 아껴주는 방법을 찾았지만 골방에 누워 아파하시던 어머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스스로 죄책감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도 없이 많아 용서를 구할 수조차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2005년 11월 25일
엄마의 위암 판정 소식을 듣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기에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 글을 올립니다.

신은 어디에나 함께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드셨다. ㅡ 러디어드 키플링

청춘은 퇴색되고 사랑은 시들고, 우정의 나뭇잎은 떨어지기 쉽다. 그러나 어머니의 은근한 희망은 이 모든 것을 견디며 살아나간다. ㅡ 올리버 홈즈

■ 할머니의 아픈 손가락

한 요양병원에서 서예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서예가 뇌졸중과 치매를 앓는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요양병원에는 뇌졸중이 심한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본인의 이름과 몇 개의 단어를 겨우 쓰시는 정도입니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날 즈음에 할아버지에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보이시는 할머니였습니다. 바로 이 할아버지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를 본 할아버지의 얼굴에 환하게 웃음이 번졌습니다. 어무이, 어무이요”하며 말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꼭 어린 아이와 같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더듬더듬 어머니의 얼굴을 만지고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자랑하려는 듯 서예 실력을 뽐냈습니다. 느릿한 손으로 겨우 붓을 새 먹에 담그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쓴 붓글씨를 본 어머니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 흘렀습니다. 삐뚤빼뚤했지만 정성스럽게 쓴 할아버지의 붓글씨에는 바로 어머니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할머님은 웃음 반 울음 반으로 붓글씨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바래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아들도 어머니에게는 여전히 어린 자식이었고, 가슴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출처] 따뜻한 편지 795호 (2017-03-20)


/ 2021.05.07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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