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길에서 느낀 단상 / 작자 미상
어느 날 아내와 석촌호수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산책길 벤치에 외롭게 앉아 있는 한 노인 곁에서 잠시 쉬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노인은 자기 나이가 일흔일곱이라면서 대구에서 살다가 올봄에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대구 재산을 정리하고 서울에 사는 아들 집에 와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요즘 세상, 늙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은 효도한다는 말 자체가 젊은 사람들에게 '금기어'가 된 세상일세.” 라고 말하며 대구에서 혼자 살았으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 아무래도 잘못 올라온 것 같다고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아들 집에서 일주일 살기가 일년을 사는 것 같다고 합니다. 늙은 사람의 생활 방식과 젊은 사람들의 사는 방식이 너무 다르고, 서울에는 친구도 없어 어울릴 사람도 없어서 혼자 석촌호수에서 보내는 것이 일상 생활의 전부라고 합니다. 자식 부부의 좋은 금슬이 자기 때문에 깨질까 봐 말과 행동이 조심스럽기만 하답니다.
아들이 출근하고 나면 며느리와 좁은 아파트 공간에 있을 수도 없고 해서, 그래서 이곳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던 재산은 아들 아파트 사는데 다 주어 돈이 없는데 아들이 용돈을 주지 않아 점심도 사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 모습이 몇 년 후의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오래 살려고 매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노후에 자식에게 얹혀서 저 노인과 같이 사는 삶이라면 오래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조금 가다 보니까 한 여인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매우 보기가 좋아 보여 뒤쳐져서 걸어가고 있는 손녀에게 “저분이 외할머니냐?” 하고 아내가 물었습니다.
손녀가 하는 말이,
“친할머니예요. 자기집도 있는데 우리집에 와서 매일 우리 엄마를 저렇게 괴롭혀요.” 어린 손녀는 할머니집을 자기집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손녀는 할머니를 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아내가 하는 말이,
“여보! 우리가 더 늙더라도 절대 아들 집에 얹혀 살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어요. 부모가 늙으면 다 짐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우리 자식들도 저 사람들과 똑같을 수 있어요. 내가 먼저 죽더라도 자식에 얹혀 살지 말고 혼자 사세요. 자식들의 짐이 되지는 말아야겠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산책길 내내 노후에 어떻게 혼자 살아야 할지, 혼자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출처] '친구가 보내준 글' 편집하여 옮김
/ 2021.04.29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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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간다 / 손노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 (1953)
1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2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3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youtu.be/7OaqDzJbd1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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