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톡데일 패러독스 (Stockdale paradox)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비관적인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앞으로는 잘될 것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는 합리적인 낙관주의이다. 냉철한 현실인식과 뚜렷한 목표 달성의 의지가 동반된다는 점에서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비현실적이고 현실 왜곡적인 막연한 낙관주의 혹은 자기기만(self-deception)과는 구별된다.
패러독스(paradox)란 말이 붙은 이유는 ‘현실에 기반을 둔 합리주의’와 ‘미래지향적인 낙관주의’가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합리적인 낙관주의 혹은 현실적인 낙관주의가 가능하며 이는 인간의 놀라운 탄력성(resilience)의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
포로 생활을 한 미군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James Bond Stockdale)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이다.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 때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동료들과 포로로 잡혀 있었다. 포로 생활 중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며 대비한 그는 살아남은 반면 대비 없이 그저 상황을 낙관만 한 동료들은 계속되는 상심을 못 이겨 죽고 말았다.
스톡데일 패러독스에서 나타나는 합리적인 낙관주의는 특히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동반하며 객관적인 현실을 인정하는 수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스트레스 상황을 회피하는 비관주의자에 비해 합리적인 낙관주의자는 통제 가능한 상황에서는 문제해결적인 대처를 많이 하며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현실을 수용하는 보다 융통성 있는 대처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톡데일이 보여준 강인한 생존의 의지는 의미 치료자 빅터 플랭클(Viktor E. Frankl)의 경험과 맥을 같이한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그는 비참한 절망 속에서도 삶에 대한 강인한 의미 추구를 잃지 않았고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
막연한 낙관과 의지를 동반한 희망의 차이?
포로수용소에서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믿었던 비현실적인 낙관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자 부활절에 석방될 것이라는 믿음을 이어갔다. 그러나 부활절에도, 뒤이은 추수감사절까지도 석방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다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상심의 고리에 빠져 결국 죽게 되었다. 즉, 근거없이 막연히 일이 잘될 것이라고 믿는 태도와 현실을 직시하며 신념을 잃지 않고 희망을 품는 합리적인 낙관주의는 다른 결과를 낳는다.
스톡데일 패러독스 사례는? 과도한 낙관주의를 예찬하는 일부 자기계발서는 과도한 낙관주의를 예찬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불황은 계속되고 취업난에 빠져 상심한 젊은 세대들에게 비관적인 현실을 외면하고 무조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라고 말하는 것은 청춘을 아프게만 만든다.
영화에서 다룬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의 주인공은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 탈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언젠가는 억울함이 풀리고 석방되리라는 막연한 기대에 빠져 있지 않았다. 그는 교도소라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며 매일 숟가락으로 벽을 파내며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결국 탈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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