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공자일화] 스승 공자의 큰 뜻을 깨달은 제자, 안회 (2021.01.04)

푸레택 2021. 1. 4. 16:16

■ 공자의 가르침과 안회의 깨달음

공자(孔子)와 안회 사이의 일화(逸話)이다. 안회(顔回)는 배움을 좋아하고 항상 진실했으므로 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 중의 한 명이었다. 안회는 춘추시대(春秋時代)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이다. 자는 자연(子淵)이다. 자를 따서 안연(顏淵)이라고도 부른다. 학덕이 높고 재질이 뛰어나 공자의 가장 촉망받는 제자였다.

그러나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빈곤하고 불우하였으나 개의치 않고 성내거나 잘못한 일이 없으므로 공자 다음 가는 성인(聖人)으로 받들어졌다. 그래서 안자(顔子)라고 높여 부르기도 한다.


어느 날 안회는 공자의 심부름으로 시장에 들렀는데 한 포목점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언쟁이 붙었다. 호기심이 일어서 가보니 가게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은 것이다.

포목을 사러 온 손님이 큰 소리로 주인에게 따졌다.
"3 x 8은 분명히 22인데 왜 나한테 24전을 요구하느냐 말이야?"
안회는 이 말을 듣고서는 그 사람에게 먼저 정중히 인사를 한 후,
"3 x 8은 분명히 24인데 어째서 22입니까? 당신이 잘못 계산을 한 것입니다." 하고 말을 했다.


포목을 사러온 사람은 안회의 코를 가리키면서,
"네가 누군데 나와서 참견하고 따지러 드는 거냐? 도리를 평가하려거든 만인이 현자(賢者)로 인정하는 공자님을 불러와라! 옮고 그름은 그 양반만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안회는 그 손님의 말을 듣자 회심의 미소를 짓으며,
"좋습니다! 그럼 만약 공자께서 당신이 졌다고 하시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 손님은 당당하게 "네가 감히 그분을 모셔올 수나 있겠느냐? 그러면 내 목을 내놓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무얼 걸겠느냐?" 안회도 지지 않고 "제가 틀리면 관(冠)을 내놓겠습니다."
두 사람이 내기를 걸고는 공자를 찾아갔다.


공자는 사유 전말을 다 듣더니 안회에게 웃으면서 하는 말씀이,
"네가 졌으니 이 사람에게 관을 벗어 내 주거라."
안회는 그 순간 충격을 받았지만 순순히 관을 벗어 포목을 사러 온 사람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쾌재를 부르며 관을 받고 돌아갔다.


안회는 스승이신 공자의 판정에 대해 겉으로는 내색을 할 수 없었지만 속으로는 스승의 처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자기 스승이 이제 너무 늙었고 우매해졌으므로 이분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던 안회는 고향으로 돌아간 뒤에 천천히 다른 훌륭한 스승을 찾아보리라고 다짐한다.

다음 날 안회는 오랜만에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뵙겠다며 공자에게 고향에 잠시 다녀올 것을 요청하였다. 공자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허락하였다. 다신 돌아올 생각이 없었으므로 모든 개인물품을 챙긴 후에 스승에게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공자는 가능한 바로 돌아와 줄 것을 당부하면서 안회에게 글을 쓴 죽간(竹簡)을 건네주었다. 거기엣 '두 마디' 충고가 새겨져 있었다.

천년고수막존신(千年古樹莫存身)
살인부명물동수(殺人不明勿動手)

안회는 작별인사를 한 후 착잡한 맘으로 고향집으로 향해 가다가 길에서 갑자기 천둥소리와 번개를 동반한 큰 소나기를 만나 잠시 비를 피하려고 급한 김에 길옆에 오래된 고목나무 밑으로 뛰어 들어갔다.

순간 스승의 첫마디인 '천년고수막존신(千年古樹莫存身)' 즉, 천년 묵은 나무에 몸을 숨기지 말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도 그동안 사제(師弟)의 정을 생각해서 "스승이 당부해 주시는 충고 한 번쯤은 들어줘야지" 하며 그곳을 다시 뛰쳐나왔다.

바로 그 순간에 번쩍하면서 그 고목이 번개에 맞아 불이 붙으며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안회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스승님의 첫마디가 적중이 되었으니 그렀다면 두 번째의 충고는 살인을 조심하라는 건데 과연 내가 살인을 할 것인가?'

안회는 고향집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심야였다. 집안으로 들어간 그는 부모님을 깨우지 않으려고 건너편 건물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조용히 보검(寶劍)으로 빼어 들고 문틈으로 아내가 자고 있는 내실의 문고리를 풀었다. 컴컴한 침실 안에서 손으로 천천히 더듬어 만져보니 아니 웬일이란 말인가? 침대 위에 두 사람이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다니?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와 검을 뽑아 내리 치려는 순간 스승이신 공자의 충고한 떠올랐다.

'살인부명물동수(殺人不明勿動手)' 즉, '명확치 않고서는 함부로 살인하지 말라' 얼른 촛불을 켜보니 침대 위에 한쪽은 아내이고 또 한쪽은 자신의 누이동생이 자고 있었다.
"허허 참, 스승님은 천문(天文)을 꿰뚫어 보고 계시는 건가? 아니면 점쟁이란 말인가?"


다음 날 안회는 날이 밝기 무섭게 공자에게 되돌아갔다. 스승을 만나자마자 무릎 꿇고 하는 말이,
"스승님이 충고 한 두 마디 말씀 덕분에 제가 벼락을 피했고 제 아내와 누이동생을 살렸습니다. 어떻게 사전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공자는 마당으로 내려와서 무릎을 꿇고 있는 안회를 일으켜 세웠다.
"안회야! 첫째는 어제 날씨가 건조하고 무더워서 다분히 천둥 번개가 내릴 수가 있을 것이므로 벼락을 끌어들이기 쉬운 고목나무를 피하라고 했던 것이며, 둘째는 네가 분개한 마음 풀지 못하였고 또한 보검을 차고 떠났기에 너를 자극하는 조그만 일에도 분명 예민하게 반응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본다면 누구나 그런 상황을 미리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이어서 말하길, "사실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단다. 네가 집에 돌아간 것은 그저 핑계였고, 내가 그런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내가 너무 늙어서 사리 판단이 분명치 못해 더 이상 배우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지만 안회야, 한번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3 x 8 = 22'가 맞다고 하면 너는 지게 되어 그저 머리에 쓰는 관(冠) 하나 내준 것뿐이지만 만약에 내가 '3 x 8 = 24'가 맞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목숨 하나를 내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안회야 말해 보거라. 관이 더 중요하더냐?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더냐?"

안회가 비로소 이치를 깨닫게 되어 '쿵' 하고 공자 앞에 다시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리면서 말을 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스승님의 대의(大義)를 중요시하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시비를 무시하는 그 도량과 지혜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그 이후부터 공자가 가는 곳에서 안회가 그의 스승 곁을 떠난 적이 없었고 한다.

ㅡ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준 글 (옮겨온 글)


/ 2021.01.04 편집 택..

▲ 위의 사진: 산둥성 옌타이에 있는 '옌타이국제학교' 교감으로 있던 한천옥 동기가 물리과 동기들을 초청하여 중국 여행할 때 (물리과는 아니지만 참가함), 공자묘가 있는 곡부曲阜(공묘)와 태산에서 찍은 사진. 태산(泰山)은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옛시조의 그 태산임.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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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중국 산둥성 옌타이_ 공자 묘 곡부와 태산, 양마도 여행 사진 모음. 안개 자욱하게 끼어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던 태산. 언제 다시 한번 가볼 수 있을는지... 기약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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