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식물원의 가을 풍경
뭉게구름 떠다니는 가을 하늘이 드높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을 찾았다. 서울식물원은 지난 2018년에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는데 한번 가 본다고 미루다가 오늘에야 방문해 본다. 시간이 많지 않아 열린숲과 호수원만 한바퀴 둘러보았다. 주제원은 휴관중이었고 습지원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열린숲과 호수원에서는 용담, 겹접시꽃, 솔잎금계국, 홍도까치수염, 쑥부쟁이, 꽃범의꼬리, 수박풀, 분홍바늘꽃, 물무궁화, 부처꽃, 붉은숫잔대, 두메부추, 자주조희풀, 연꽃 그리고 수크령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겹접시꽃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다가와 꽃이 예쁘다며 그도 사진을 담는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독일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고는 독일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독일 좋아한다고 하니 자기도 한국 좋아한다고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뛴 한국 축구선수 '차붐' (차범근)을 아느냐고 물으니 모르겠다고 한다. 틈틈히 익힌 짧은 영어로 낯선 외국인과 소통하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독일인과 헤어지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 내가 독일어 몇 마디는 알고 있는데 나누지 못했음을. Guten Morgen, Guten Tag, Guten Abent, Danke schön, Wieder sehen 이라고 한 마디 할 것을.
고등학교 일학년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독일어는 명사마다 남성명사, 여성명사, 중성명사 등 성(性)이 있고 정관사 부정관사의 변화를 모두 암기해야 하고 동사의 변화도 알아야 한다. 독일어는 참 끔찍하게 어려웠다. 독일인처럼 생기신 독어 선생님은 수업시간 앞줄부터 한 사람씩 독일어 문법 암기를 확인하셨다. 독어 선생님이 무서워서 집에 오면 영어보다 독일어를 더 열심히 예습 복습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다 잊혀져 버리고 성과 수에 따른 정관사의 변화 '데어 데스 뎀 덴, 디 데어 데어 디, 다스 데스 뎀 다스, 디 데어 덴 디'를 무작정 외우며 공부했던 추억만 남아있다.
서울식물원은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해 있다. 식물원은 숲, 호수, 습지, 정원 등 크게 4가지의 공간으로 나뉜다. 24시간 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탁 트인 잔디밭인 '열린숲'을 비롯, 산책과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일부 수생식물이 전시돼 교육공간으로 활용될 '호수원', 생물종다양성의 증진을 위한 생태적 공간으로 한강, 서남물재생센터 등과 연결되는 '습지원', 서울식물원의 랜드마크가 될 식물문화센터와 함께 한국과 세계 식물문화가 전시되는 '주제원' 등으로 조성돼 시민들을 맞이한다.
서울식물원은 약 3,000종의 식물로 개원한 뒤 2028년까지 8,000종 이상의 식물종을 보유한 식물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한다. '주제원'에 들어가는 야외정원과 온실은 서울식물원의 백미다. 식물문화센터로 불리는 온실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꽃 모양 대형 온실이다. 시민에게 세계 도시의 다양한 식물을 선보이고 도시 기반의 새로운 식물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식물문화센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서는 이스탄불(터키), 샌프란시스코(미국),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등 12개 도시와의 교류를 통해 바다를 건너온 수천 그루의 희귀하고 아름다운 교목과 관목 등이 식재돼 있다고 한다. 다음 탐방 때는 네 곳 모두 둘러보며 다양한 생물종을 관찰해야겠다
/ 2020.09.18(금) 서울식물원을 둘러보다
▶ 청산에 살리라 / 김연준 곡
youtu.be/G3EbA4vhUsc
▷ 청산에 살리라 / 김연준 작사 작곡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이 봄도 산허리에 초록 빛 물들었네
세상 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이 봄도 산허리에 초록 빛 물들었네
세상 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