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저 연약한 들꽃이 어둠을 견디듯 그대, 마음 가난한 사람들아 땅을 딛고 우뚝 서렴.. 나리꽃 백창우 (2020.07.25)

푸레택 2020. 7. 25. 21:27











● 나리꽃 / 백창우

아무도 돌보는 이 없지만
들에 나리꽃은 홀로 피었네
하얗게 빛나는 고운 목숨이여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아
한숨을 거두렴
들의 이름 낮은 꽃들에게도
제 삶이 있는 걸
저 연약한 들꽃이
어둠을 견디듯
그대, 마음 가난한 사람들아
땅을 딛고 우뚝 서렴

아무도 찾는 이 없지만
들에 나리꽃은 홀로 서 있네
늘 새롭게 눈 뜨는
맑은 그리움이여
배고파 잠 깬 아이들아
눈물을 닦으렴
들의 조그만 꽃들도
울지 않는 걸
저 외로운 들꽃이
해를 기다리듯
그대, 가슴 순한 아이들아
꿈 하나 지키렴

●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창우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 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이 울릴테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이제부터 걸어갈 길 사이에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인 걸

/ 2020.07.25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