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봄꽃산책] 오월의 여왕 황홀한 장미꽃에 취하다.. 일산호수공원 장미원 (2020.05.26)

푸레택 2020. 5. 26. 21:35

♤ 오늘은 모처럼 일산호수공원을 찾아 호젓한 둘레길을 산책하였다. 장미원에는 오월의 여왕 장미가 수만 송이 피어났다. 코로나로 온 세계가 어지러운데 장미는 사람들의 시름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도 어김없이 그 붉은 꽃 피워올려 가슴설레게 한다.

 

● 장미의 계절 / 오보영

 

그리도 화려하더니
뭇 시선 잡아끌더니

이전 모습 흔적조차 사라졌구나

긴 장마 빗줄기에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한 건지

흐르는 세월 앞에
힘없이

무너져버린 건지

문득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인생무상人生無常’ 글귀가

머릿속을 스치누나

 

한 송이 장미꽃 / 임종호


장미꽃 한송이
뜰위에 피었네

그 집 그 뜰은
초라한데
장미꽃 곱게도 피어 있네

아침에는 함초롬이 이슬을 먹고
뜨거운 양지쪽 한 낮에도


장미꽃 누군가 기다리며
말없이 그 뜰을 지켜섰네

장미꽃 한송이 피어 있네
가난한 그 뜰에 피어 있네

 

장미꽃 사랑 / 손병흥

 

따스한 봄바람에 마음 설레이듯
갖가지 온갖 화려한 색깔로
활짝 피어난 장미의 계절
향기마저도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
눈이 시리도록 화사하게 빛나는 꽃밭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고 했던
릴케 시인의 이야길 새삼 떠올리며
멋진 배경삼아 옛 추억 반추하다
흔들리는 바람따라 멀리 떠나가버린
그대 뒷모습 너무나 선연히 떠올라
홀로 오래도록 그 길목에 서서
마냥 아프게 얽힌 사연에 파묻혀
말없이 지펴보던 상흔 숨결 모아
그 미소 찾아헤맸던 꿈속 그리움
파묻힌 영욕의 그 세월 뒤돌아
장미꽃처럼 얼굴 붉히게 하는
갈래꽃 되어버린 영원한 추억

 

 / 2020.05.26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