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봄꽃산책] 민들레의 하소연 - 저의 씨앗을 홀씨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2020.04.11)

푸레택 2020. 4. 11. 12:21

 

 

 

 

 

 

 

 

 

 

 

 

 

 

 

 

 

 

 

 

● 민들레의 하소연

 

저는 민들레입니다. 저는 꽃을 피워서 씨앗을 만들어 씨로 번식하는 종자식물입니다. 고사리나 이끼처럼 포자 즉 홀씨로 불어나는 민꽃식물이 아니랍니다. 제발 '민들레 홀씨 되어' 라고 노래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이에요. 시적 문학적 표현이라고요? 그래도 우린 섭섭해요. - 민들레 올림

 

그래도 믿지 못하시는 시인님들을 위해 우리말 사전을 찾아 보았어요.

 

° 홀씨 ⇒ 포자(동의어)

° 홀씨: 식물의 무성 생식 세포

° 홀씨(포자): [식물] 식물의 무성 생식 세포. 주로 단세포로 단독으로 발아하여 새로운 개체를 형성한다. 민꽃식물인 양치식물, 이끼류, 곰팡이류 등에서 볼 수 있다.

 

° 종자식물(種子植物): [식물] 종자로 번식하는 식물. 암술의 밑씨가 수술의 꽃가루를 받아 종자를 만든다. 식물 중 가장 진화한 무리로, 밑씨가 드러나 있는 겉씨식물과 밑씨가 씨방 속에 들어 있는 속씨식물로 나뉜다. 전 세계에 약 25만 종이 있다.

 

° 포자식물(胞子植物) : [식물] 꽃을 피우지 않고 포자(胞子)에 의하여 번식하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꽃식물과 대응되는 식물군으로 세균류, 조류(藻類), 균류, 이끼식물, 양치식물 등이 있다.

 

° 생물의 5계(Kingdom): 지구상의 생물은 크게동물계, 식물계, 군계, 원생생물계, 원핵생물계 등 다섯 무리로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느 계에 속할까요? 그럼 세균과 아메바는 각각 어느 계에 속하는지 맞혀보세요.

 

이제 '민들레 홀씨 되어' 라고 안 하실 거죠?

그래도 노래는 계속 하시겠다고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흔히 보는 민들레는 우리의 토종 '민들레'가 아니고 '서양민들레'라는 종(種, species)이에요.

 

소설가 염상섭은 '표본실의 청개구리'에서 무엇이라고 표현해죠?

 

'내가 중학교 2년 시대에 박물 실험실에서 수염 텁석부리 선생이 청개구리를 해부하여 가지고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장을 차례차례로 끌어내서 자는 아기 누이듯이 주정병에 채운 후에 옹위하고 서서 있는 생도들을 돌아다보며 대발견이나 한 듯이, "자 여러분, 이래도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보시오." 하고 뾰죽한 바늘 끝으로 여기저기를 콕콕 찌르는 대로 오장을 빼앗긴 개구리는 진저리를 치며 사지에 못박힌 채 벌떡벌떡 고민하는 모양이었다. 8년이나 된 그 인상이 요사이 새삼스럽게 생각이 나서 아무리 잊어 버리려고 애를 써도 아니 되었다.' [출처]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청개구리를 해부하여 가지고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장을 차례차례로 끌어내서?

 

하긴 뭐 이것뿐인가요?

붓꽃을 난초라 하고,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라고 한들 누가 뭐라 하겠어요.

 

/ 2020.04.11. 택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