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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실패]③ 집 보유 여부에 따라 커진 자산 격차.. “이젠 못 따라잡는다, 곳곳서 절망만” (2022.04.22)

푸레택 2022. 5. 18. 13:50

[부동산 실패]③ 집 보유 여부에 따라 커진 자산 격차.. "이젠 못 따라잡는다, 곳곳서 절망만" (daum.net)

 

[부동산 실패]③ 집 보유 여부에 따라 커진 자산 격차.. "이젠 못 따라잡는다, 곳곳서 절망만"

#1. 대기업 계열 회사원 김모씨(37)는 요즘 아내를 볼 면목이 없다. 2016년에 내 집 마련을 하자는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도 전세살이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순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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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5년 결산]

주택 있고 없고에 따라 자산 차이 커져
'월급 모아 언제 집 사나' 탄식만 가득

#1. 대기업 계열 회사원 김모씨(37)는 요즘 아내를 볼 면목이 없다. 2016년에 내 집 마련을 하자는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도 전세살이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순자산은 4억원 수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서울 신축 아파트에 겨우 보금자리를 얻었다. 김씨는 “크게 사치하지도 않았는데 서울에 보금자리 하나 못 만들었다”면서 “재빠르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친구들은 이미 10억, 20억 자산가가 된 반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면 전셋집도 얻지 못하는 내 상황이 처량하다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2. 역시 대기업 회사원인 황모씨(37)씨는 2016년에 주택을 얼떨결에 분양받은 것이 인생 일대의 행운이라고 했다. 당시 분양가는 전용면적 59㎡에 10억원 수준. 모은 돈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대출을 받아 일부 중도금을 해결했고 집값이 오른 덕분에 입주까지 성공했다. 현재 이 집의 매도호가는 26억원. 은행 대출을 뺀 순자산은 20억원 수준이다. 황씨는 “대출을 갚느라 부부 한 쪽의 월급은 다 나가지만 이렇게라도 안 했으면 말 그대로 ‘벼락거지’ 신세를 못 면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러스트=이철원

같은 37살.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계열사를 비슷하게 다니는 직장인이라도 집 보유 여부에 따라 자산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시대다. 무주택자가 1주택자나 다주택자에게 느끼는 박탈감도 그만큼 심해졌다. 전국 집값이 모두 오르면서 1주택자 사이에서도 ‘벼락부자’가 나타났다는 말도 나온다. 서울 은평뉴타운의 한 1가구 1주택자(46)는 “전국 집값이 모두 올랐는데, 그러면 안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강남에 집을 샀어야 하는데 종잣돈이 모자라 분수껏 샀더니 결국 결과가 이렇다”고 한탄했다.

◇ 자가 여부에 따라 자산격차 천지 차이

지난 5년은 집값 급등기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3.3㎡) 2061만원. 하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2248만원(109%)이 올라 평당 4309만원이 됐다. 대략 6억2000만원 정도하던 전용면적 84㎡(30평형)대 서울 아파트가 5년새 6억3000만원이 더 올라 12억4978만원이 된 것이다. 전국 곳곳이 모두 올랐기 때문에 어딘가에 작은 집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집값이 오르면서 자산 규모를 어느 정도 키울 수 있었겠지만, 무주택자는 집값 상승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어디에 집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자산 격차도 커졌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문재인 정부 5년사아 2.5배 커졌다.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아파트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9701만원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8억5277만원에 이른다. 2017년 5월만 해도 서울과 5대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6억708만원, 2억6200만원으로 격차는 3억4508만원에 불과했다.

서초·송파·강남 등 강남 3구는 이제 웬만해선 진입하기 어려운 곳이 됐다. 말 그대로 ‘금수저’라거나 소득이 아주 좋은 전문직, 신흥부자만 입성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12월에 나온 대출규제에 따라 현금부자들만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변한 탓이다. 2017년 19억 원대에 거래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m²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45억원까지 치솟았다. 5년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수준을 뛰어넘는다.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 “일해서 뭐하나, 집도 못사는데” 커지는 노동 회의론

집값 급등은 여러 사회 문제를 동반한다. 최근 집값 급등에 따라 가장 크게 바뀐 풍토는 바로 노동에 따른 소득의 괄시다. 소득과 동떨어질 정도로 자산가격이 급등하면, 열심히 일해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유인이 사라진다. ‘일해서 뭐하나’는 회의감이 커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4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직장인 1820명에게 ‘부동산 시장이 직장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근로의욕이 상실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 나왔다고 밝혔다. 일하고 싶지 않아진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55.8%였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직장인은 19.7% 뿐이었다. 응답자 중 현재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은 29.3%로 10명 중 7명이 무주택자였다.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 성공한다는 인식도 바뀌었다. 57.9%가 “미래 자산 축적이 노력만으로는 힘들다”고 답했다. 직장 내에서 선망하는 선배상도 달라졌다. 10명 중 8명이(80.1%) “회사 내 존재감이 없더라도 투자고수인 차장”이 “고속 승진 등 직장생활이 화려한 무주택자 임원”(19.9%)보다 더 낫다고 답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지나치게 올라서 소득으로 감당이 안 되면, 미래에 대한 계획이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전에는 서울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1억~2억원 차이 나던 것이 지금은 1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 되니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 일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