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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의 생생건강] 고혈압만큼 무서운 '기립 저혈압' (2022.03.07)

푸레택 2022. 3. 7. 13:32

고혈압만큼 무서운 '기립 저혈압' [강재헌의 생생건강] (daum.net)

 

고혈압만큼 무서운 '기립 저혈압' [강재헌의 생생건강]

(시사저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68세 남성이 아침이 일어나다가 쓰러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이 남성은 일어나다 어지러워지면서 앞이 깜깜해져 쓰러졌고 잠시 의식을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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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의 생생건강] 고혈압만큼 무서운 '기립 저혈압'

시사저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ㅣ기저질환·약물·과식 등 정확한 원인 찾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

68세 남성이 아침이 일어나다가 쓰러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이 남성은 일어나다 어지러워지면서 앞이 깜깜해져 쓰러졌고 잠시 의식을 잃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증상이 여러 번 있었고, 그 전 달에는 자다가 소변을 보러 가던 도중 쓰러져 벽에 머리를 부딪친 적도 있었다. 그는 병원에서 기립 저혈압으로 진단받았다.

기립 저혈압은 눕거나 앉아있다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져 뇌로 공급되는 혈류가 줄어들면서 어지럼증, 전신 피로감, 두통, 시야 장애,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압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 빈도가 증가한다. 이 때문에 중년의 기립 저혈압 유병률은 5%에 불과하지만 60세 이상에서는 약 20%까지 상승하고,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의 유병률은 각각 50%와 68%에 달한다. 기립 저혈압은 총사망률을 높이며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은 물론 심부전, 뇌졸중, 치매, 낙상 위험도 키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립 저혈압은 다양한 원인이나 기저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하고 척수 손상, 치매,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한 자율신경계의 조절 기능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 당뇨병, 갑상샘저하증, 부신 부전 등 내분비질환이나 감염, 그리고 과음도 기립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출혈·빈혈·부정맥·심부전·탈수 등도 기립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며, 혈압약·항정신병약·수면제·항우울제 등 약물 복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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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는 식습관 필요

기립 저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잠재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우선 기립 저혈압을 유발할 만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해 봐야 한다. 특히 노인들은 혈압약·항정신병약·수면제·항우울제 등 약물을 하나 이상만 복용해도 기립 저혈압의 발생 위험이 23%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60세 이상 한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50%를 넘는다. 이들이 복용하는 혈압약은 혈관을 확장하거나, 심장 박동수를 줄이거나, 혈액량을 줄이기 때문에 기립 저혈압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기립 저혈압 환자는 혈압약을 저녁에 복용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피부 혈관이 확장돼 기립 저혈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냉방기를 사용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가 식후에 기립 저혈압을 경험한다. 체내 총혈액량이 5리터 정도인데 식후 소화를 위해 혈류가 내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식을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는 식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지나치게 소금 섭취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다리가 잘 붓는 사람은 의료용 탄력 스타킹을 착용해 다리에 몰린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혈류 개선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좋아지지 않는 경우 병·의원에서 기립 저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글=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ㅣ
시사저널 2022.03.07

/ 2022.03.07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