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희망가] 담도암→폐 전이→간 전이→난소 전이까지 오뚝이처럼 유덕순 씨가 사는 법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ikunkang.com)
[2022년 희망가] 담도암→폐 전이→간 전이→난소 전이까지 오뚝이처럼 유덕순 씨가 사는 법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2013년, 담도암 수술을 했다. 54세에 느닷없이 닥친 시련이었다. 2015년, 폐로 전이가 됐다고 했다. 또다시 수술을 했다. 2016년, 간으로 전이가 됐다고 했다. 또다시 수술을 했다. 6개월 동안 항암치료도 했다. 2019년, 난소로 전이가 됐다고 했다.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내성이 생겨 중단하자 암세포가 맹렬하게 커졌다. 병원에서는 수술도 힘들다며 호스피스 병동을 추천했다.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말도 들었다.
2020년, 생사의 기로에서 난소에 생긴 암세포를 제거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거동도 힘들었다. 다들 죽는다며 수군거렸다. 생사를 건 암 수술만 4번! 끈질기게 전이하는 암세포의 공격에도 오뚝이처럼 살아남아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는 사람!
“저 같은 사람도 살고 있으니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말하는 유덕순 씨를 만나봤다.
살만하니 담도암!
십수 년 동안 식당을 하면서 힘들게 살았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물불 가리지 않고 동동거리며 살았다. 그 덕에 두 딸도 잘 키워서 결혼도 시켰다. 그러자 온몸의 긴장이 한순간에 풀렸다. ‘2년만 쉬어가자.’ 결심했던 이유다. 유덕순 씨는 “2년 정도 아무 일 안 하면서 조금 느리게 살아볼 결심을 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2년째 접어들자 이따금씩 개미에 물린 것처럼 몸이 가려웠다. 따끔따끔하면서 가려웠다. 소화도 잘 안 됐다. 복부도 부풀어 오른 듯 팽만감이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이상한 말을 했다. 유덕순 씨는 “눈과 얼굴이 노랗다.”면서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부랴부랴 동네병원으로 갔다. 추석 전날이라 예약손님도 많았다. 그런데 접수를 하자마자 바로 불렀다. 초음파를 찍자고 했다. 그러더니 “얼른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 무슨 일인지 자세한 말은 해주지 않았지만 간담이 서늘했다. 허둥지둥 상계동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갔더니 곧바로 입원을 하라고 했다.
그 후의 일은 생각하기도 싫다. 느닷없이 가슴에 호스가 꽂혔다. 담즙을 빼내야 한다고 했다. 무슨 병인지 말도 해주지 않았다. 가족들도 쉬쉬했다. 그런 상태로 10일 동안 담즙을 빼내더니 갑자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너무도 황당했지만 따랐다. 국내 최고라는 대학병원으로 갔다. 그랬던 유덕순 씨가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된 것은 수술하기 바로 전날이었다고 한다. 담도암이라고 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온몸이 굳어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그 와중에 힘든 수술이 될 거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유덕순 씨가 붙들고 있었던 생각은 하나였다고 한다. ‘그래도 자식들 다 키워서 다행이다!’ 2013년 10월 담도암 수술을 했다. 그때 그녀 나이 54세였다. 수술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수술은 잘 됐다고 했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도 안 했다. 병원에서 권하지 않았다. 퇴원을 하면서 유덕순 씨는 “앞으로는 좋은 음식만 먹고 잘 쉬면 되겠지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끼 식사도 이것저것 골고루 먹고, 편히 쉬면서 정기체크만 다녔다. 그렇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줄줄이 이어진 시련에 기겁을 했다.
2015년, 담도암 수술을 한 지 2년째였다. 정기검진을 했다. 그런데 담당의사가 “담도암이 폐로 전이가 됐다.”고 했다. 유덕순 씨는 “그 당시만 해도 암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어서 전이가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고 말한다. 또다시 수술대에 오르면서 나오는 건 눈물뿐이었다고 한다.
2016년, 폐 전이로 수술을 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다. 정기검진에서 또다시 담당의사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담도암이 간으로 전이가 됐습니다.” 1년밖에 안 됐는데 또다시 전이? 가혹한 시련에 치를 떨었지만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또다시 수술을 했다. 항암치료도 하자고 해서 했다. 그나마 다행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밥도 잘 먹고 몸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 그 정도 했으면 암도 더 이상 힘을 잃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2019년, 3년 만에 또다시 담당의사가 한 말은 “담도암이 난소로 전이가 됐다.”며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유덕순 씨는 “또다시 전이라는 말에 억장이 무너졌지만 수술 대신 항암치료라는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항암치료는 3회 차에 중단됐다.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했다.
유덕순 씨는 “그것이 사지로 내몰 줄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항암치료를 중단하자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임신한 배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암세포가 맹렬히 커졌다고 했다. 수술도 못하고, 항암치료도 할 수 없고…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들은 말은 호스피스병동을 알아보라는 거였다. 마약진통제도 처방해 주었다.
유덕순 씨는 “3개월 남았다는 말을 듣고 가족들 몰래 옷 정리를 하면서 흘렸던 눈물은 지금도 잊히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
구원의 손길이 되어주었던 것
유덕순 씨는 “지금껏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한다. 2019년 길어야 3개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모든 걸 포기했었다. 주변정리도 하고 마음의 준비도 했었다. 하지만 이겨냈다. 다시금 기사회생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유덕순 씨가 그 비결로 소개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날마다 기도했다. 모든 것을 맡기고 기도했다. 그런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을까? 2020년 초, 난소에 전이된 암세포로 생사의 촌각을 다투던 때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해주겠다는 병원이 있었다. 유덕순 씨는 “원자력병원에서 난소에 생긴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며 “그러면서 아슬아슬 위험했던 생사의 고비도 가까스로 넘길 수가 있었다."고 말한다.
둘째, 요양병원 생활도 도움이 됐다. 에덴요양병원은 유덕순 씨가 지금도 머물고 있는 곳이다. 유덕순 씨는 “이곳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투병의 밑그림도 그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암에 대해 너무도 몰랐던 그녀였다. 수술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끔찍했다. 끊임없는 전이였다. 전이→수술→항암치료를 거듭하며 아슬아슬 생사의 줄타기를 해야 했다.
2019년 초, 요양병원으로 향했던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난소로 전이된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항암치료를 중단하면서 초주검이 됐던 그녀였다. 맹렬히 커지는 암세포를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손쓸 방법이 없었다. 유덕순 씨는 “오전, 오후 하루 2번 병원 응급실에 가서 복수를 빼내면서 삶도 정리하고 희망도 버렸다.”고 말한다.
그랬던 그녀가 기적처럼 살아났다. 유덕순 씨는 “날마다 기도하면서 운동하고, 날마다 기도하면서 웃음치료도 하고, 날마다 기도하면서 면역치료도 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일명 ‘뉴스타트 건강법’을 실천했다는 것이다.
유덕순 씨가 소개하는 뉴스타트 건강법은 8가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올바른 영양 섭취하기 ▶적당한 운동하기 ▶적당한 물 마시기 ▶적당한 햇볕 쬐기 ▶절제하는 생활하기 ▶맑은 공기 마시기 ▶적당한 휴식 취하기 ▶신뢰하는 마음 갖기가 바로 그것이다.
유덕순 씨는 “지금도 많은 후회로 남아 있는 것은 왜 좀 더 일찍 이런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라며 “좀 더 일찍 암에 대해 공부하고, 목숨 걸고 항암생활을 했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말한다.
◆ 2021년 12월 만난 유덕순 씨는?
2021년 12월 초, 요양병원에서 만난 유덕순 씨는 6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보였다. 짧은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유덕순 씨는 “날마다 운동하고 날마다 좋은 공기 마시고 날마다 깨끗한 음식 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은 괜찮을까? 유덕순 씨는 “3개월마다 정기체크를 하면서 지켜보는 상태”라고 말한다. 아직도 간과 폐에 암세포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다. ‘고통을 주는 것도 이유가 있겠지.’ 여긴다. ‘다시 살린 것도 이유가 있겠지.’ 여긴다.
그런 그녀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절망에 빠져 있는 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유덕순 씨는 “저 같은 사람도 살고 있으니 부디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한다.
글=이은혜 기자 건강다이제스트 2022.02.10
/ 2022.02.26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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