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걷고 또 걷고 기차를 타고

[조용준의 여행만리] 아찔하다 靑春, 봄빛 따라 가는 남한강 물길 여정.. ‘충북 단양 남한강변 여정’ 만천하스카이워크, 잔도, 도담삼봉 등 볼거리 천지

푸레택 2022. 2. 6. 20:36

[조용준의 여행만리]아찔하다, 靑春..봄빛 따라 가는 남한강 물길여정 (daum.net)

 

[조용준의 여행만리]아찔하다, 靑春..봄빛 따라 가는 남한강 물길여정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남한강 물길 따라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강원도 정선과 영월의 산골짝을 돌며 거친 물 흐름을 만들어 낸 남한강이 한 숨을 돌립니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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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남한강과 소백산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벽이 없이 철골 구조 뼈대로 서 있어 360도 조망이 가능하다
  

남한강변 절벽에 산책길을 조성한 잔도
  

단양팔경중 으뜸인 도담삼봉


ㅣ‘충북 단양 남한강변 여정’ 만천하스카이워크, 잔도, 도담삼봉 등 볼거리 천지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남한강 물길 따라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강원도 정선과 영월의 산골짝을 돌며 거친 물 흐름을 만들어 낸 남한강이 한 숨을 돌립니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아래 굽이쳐 흐른 강물이 충북 단양에 들어 그림 같은 절경을 하나 둘 토해냅니다. 아마도 단양은 우리 땅에서 수묵화와 가장 닮은 풍경을 품고 있을 것입니다. 그윽한 산수에다 옛 선비들의 풍류가 한데 어우러져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빚어냅니다. 이런 남한강 물길을 따라 봄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그 길에서 만난 것들은 이렇습니다. 남한강과 소백산 능선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만천하스카이워크가 가장 먼저입니다. 지난해 개장해 35만 명이 찾은 단양의 신명물입니다. 그 아래 남한강변 절벽길인 '잔도'는 강물과 함께 따라 걷는 곳입니다. 그뿐인가요. 오랜 전 부터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도담삼봉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

◇ 아찔한 스카이워크…남한강ㆍ소백산 만천하가 한눈에


남한강 물길 따라 달리다 상진대교를 건너자 강변 언덕 꼭대기에 만천하스카이워크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7월 개장 이후 35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명소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산 아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산 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 아래까지 가서 걸어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는 따로 벽이 없이 철골 구조 뼈대로 서 있다. 그 형상이 마치 컵을 뒤집어 놓은 듯하다. 전망대 정상까지는 내부의 나선형 보행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 내부를 빙빙 감아 도는 길을 놓아둔 건 개방감 넘치는 공간에서 360도의 조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보행로를 따라 5층 높이의 전망타워 꼭대기에 오르자 3개의 돌출된 스카이워크가 기다린다. 남한강 절벽 위에서 80∼90m 높이에 서 있는 스카이워크에서는 단양읍내와 남한강 물줄기, 소백산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아래로는 강을 건너가는 상진대교와 철교, 충주호 상류 일대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름처럼 만천하가 다 내려다보인다. 일망무제로 탁 트인 시야가 시원시원하다.

전망대 바닥은 유리로 돼 있어 짜릿함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아래를 바라보면 유유히 흘러가는 물줄기가 아찔하다. 높이가 남한강 수면에서 120m이니 유리 바닥 위에 서서 발밑을 내려다보면 웬만한 강심장도 오금이 저린다. 전망대 아래에는 외줄에 의지해 980m를 내려오는 스릴 만점의 짚와이어가 설치돼 있다. 짚와이어 옆으로 레일을 따라 내려가는 모노레일 알파인 코스터도 한 창 공사중이다.

◇ 남한강 절벽 따라 이어진 '잔도' 1,2km 짜릿한 장관 맛봐

스카이워크를 내려오면 바로 아래에 남한강 벼랑길인 '잔도'가 시작된다. 남한강을 따라 나 있는 나무테크길로 강 위를 걸으며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만천하스카이워크 아래에서 상진대교까지 절벽 나무길은 1.2km다. 강변 생태를 저공비행하듯 감상하며 걸을 때 마다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느림보 강물길'이라는 작은 나무팻말은 절로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잔도'는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다. 조선 시조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1587~1671)가 51세 때인 1638년(인조 16) 6월 영덕으로 유배를 가는 길에 단양을 지나면서 지은 한시 '헐마공암(歇馬孔巖ㆍ공암에서 말을 쉬며)'에 잔도가 나온다. 고산은 자신의 시문집 '고산유고(孤山遺稿)'에 실은 이 시에 직접 주(註)를 달아 '공암'을 단양의 잔도라고 했다. 서애 류성용(1542~1607)도 '단양행'이란 시에서 잔도를 언급했다.

'단양의 산 높고 높아/ 하늘 찌를 듯한 돌 봉우리 창을 벌여 세운 듯/ 한 가닥 잔도는 바위 끝에 얽혔는데/ 열 걸음에 아홉 굽이져 남북이 희미하네.' '서애선생문집'에 실린 이 시에서 서애는 '단양으로 가는 길은 때마침 난리를 치른 뒤여서 마을들이 텅 비어 있었다. 사람 있는 곳을 찾느라 산골을 넘고 건너다 밤이 깊었는데 지극히 위험한 곳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서해가 말한 지극히 위험한 곳이 지금은 지극히 아름답고 걷기 좋은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물길 위 세 봉우리 솟은 도담삼봉... 단양팔경 증 으뜸

퇴계 이황이 조선 명종 때 단양 군수로 재임하며 명승지 8곳을 정했다. 바로 단양팔경이다. 도담삼봉ㆍ옥순봉ㆍ구담봉ㆍ석문ㆍ상선암ㆍ중선암ㆍ하선암ㆍ사인암 등이다. 팔경 중 도담삼봉이 으뜸이다. 남한강 수면 위로 세 봉우리가 뾰족하게 솟았다. 가운데 봉우리에 '삼도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이 때문에 풍경이 더 운치가 있다. 물안개가 자욱할 때나 해 뜰 무렵 도담삼봉은 웅장하고 신비하다.

퇴계 이황 이외도 삼봉 정도전,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등 숱한 묵객들이 도담삼봉을 찾았다. 도담삼봉과 삼도정의 경치에 푹 빠져 이황이 남긴 시 한수 옮겨본다.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금방이라도 나룻배를 한 척 얻어 타고 삼도정에 올라 풍류를 노래하고 싶어진다.

이곳은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과도 인연이 깊다. 정도전은 단양의 외가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이곳을 자주 찾았다. '삼봉'이라는 호는 도담삼봉에서 땄다고 알려졌다.

도담삼봉에 가면 꼭 들러볼 곳이 있다. 도담삼봉과 함께 단양팔경 가운데 하나인 무지개 모양의 '석문'이다. 도담삼봉 주차장 끝 음악분수대 옆으로 200m 높이의 등산길 계단을 올라 육각정을 지나면 도담삼봉이 한눈에 내려 보일 위치에 무지개 형상의 돌문이 있다. 수십 척 높이의 육중한 석문 아래로 잔잔히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숨을 돌리면 이마에 흐르는 땀이 강물 아래 뚝 떨어질 듯하다.

단양=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여행메모

△ 가는길=수도권에서 출발하면 영동고속도로로 만종분기점까지 가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북단양IC로 나오면 단양읍내로 들어가는 5번 국도를 만난다. 5번 국도 어의곡 교차로를 지나 상진대교 건너기 전 상진교차로에서 오른쪽 샛길로 접어들면 새로 개장한 '만천하 스카이워크'다.

볼거리=고수동굴(사진)이 먼저다. 천연기념물 256호인 고수동굴안에는 종유관, 종유석, 석순, 유선 등이 볼만한다. 소선암, 구담봉, 옥순봉, 온달산성, 구인사, 제비봉, 소백산수양개빛터널 볼거리가 넘쳐난다.

먹거리=장다리식당이 이름났다. 단양 특산품인 마늘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상에 올라오는 거의 모든 음식에 마늘이 들어가 있다. 대명리조트 단양 내 미채원은 지역특산물로 만든 한식이 정갈하다. 구경시장 손두부는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 요리를 내는 집이다. 이외에도 상진리의 성원마늘약선요리, 단양읍 멍석갈비 등이 있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아시아경제 201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