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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사성어] (16) 화열이쟁(和悅而諍) (2021.11.11)

푸레택 2021. 11. 11. 15:13

[오늘의 고사성어] 화열이쟁(和悅而諍)

화열이쟁(和悅而諍) - 화락한 분위기에서 옳고 그름을 밝히다.
 
[화할 화(口/5), 기쁠 열(忄/7), 말이을 이(而/0), 간할 쟁(言/8)]

어떤 사항을 결정할 때 자기 의견이 옳다고 우기기만 하면 甲論乙駁(갑론을박)으로 衆口難防(중구난방)이 되어 그 단체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항우는 고집으로 망하고 조조는 꾀로 망한다’는 말대로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박 한다면 결정은 하자세월이다. 남과 토론할 때 격렬한 언사를 쓰는 사람일수록 자기의 논리가 박약함을 나타내는 증좌라 했다.
 
소크라테스(Socrates)는 항상 싱글벙글 웃음 띤 얼굴로 타인의 반대 의견을 경청했다고 한다. 유학의 원조 孔子(공자)는 어땠을까. 화기애애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에서(和悅) 옳고 그름을 밝혀 사리를 밝혔다 (而諍)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 했는지 보자.
 
‘論語(논어)’의 鄕黨(향당)편은 공자의 의식주와 언행, 성격에서 음주까지 생각과 행동을 그려 놓은 10번째 편이다. 鄕(향)은 周(주)나라 제도로 1만2500호 로 구성되고, 黨(당)은 500호로 이뤄진 공동체단위라는데 여기선 부형친족이 있는 일반 마을로 사용됐다. 공자의 말하는 태도가 제일 첫 머리에 나온다.
 
마을에 계실 때에는 겸손하고 과묵하여 말할 줄 모르는 사람 같았지만 종묘나 조정에서는 분명하게 주장을 펼치되 신중하게 했다고 했다. 여기서 온화하고 공손한 모습을 恂恂 (순순)으로,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便便(편편)으로 표현했다. 恂은 정성 순, 편할 便은 말을 잘 한다는 뜻도 있고, 분명하게 말한다고 분별할 辨(변)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다.
 
이어서 공적인 자리에서 토론할 때의 자세가 나온다. ‘조정에서 하대부와 의논할 때는 강직한 모습으로(朝與下大夫言 侃侃如也/ 조여하대부언간간여야), 상대부와는 부드러우면서도 주장을 분명히 했다(與上大夫言 誾誾如也/ 여상대부언 은은여야).’ 공자가 魯(노)나라에서 벼슬할 때 법률을 담당하는 小司寇 (소사구)란 직책을 맡아 卿(경) 이상인 상대부에 비해 낮은 하대부였다.
 
강직할 侃(간)은 ‘화락하다‘의 뜻도 있고, 향기 誾(은)은 ’온화하다, 화기애애하다’란 뜻이 함축돼 있다. 이 부분을 宋(송)의 朱熹(주희)가 해설한 ‘論語集注 (논어집주)’에 성어가 등장한다. ‘간간은 강직함이요, 은은은 화락한 분위기에서 간쟁한다
(侃侃剛直也 誾誾和悅而諍也/ 간간강직야 은은 화열이쟁야).’
 
‘바보와 죽은 사람만이 결코 자기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는 서양 격언이 있다. 옳은 의견일 때는 바보가 되더라도 관철해야 할 일이 있다. 높은 사람 앞이라도 할 말은 하는 의지를 높인다. 우리의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어디에 해당할까.
 
상대방 의견은 수적으로 밀어 붙여 묵살하고, 자기편은 무조건 지지 아니면 반대 의견 있어도 입 다문다.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은 어떤 경우라도 반대 의견을 낸 사람을 설득하고 안 되면 절충하는 등 받아들일 줄 안다. 화락한 가운데서 의지를 관철하는 토론의 분위기는 구경하기 힘들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ㅡ 2021.11.11 옮겨 적음

Pavane (무곡) / Tol & Tol 
https://youtu.be/dUmLecvAo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