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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사성어] (13) 포의지교(布衣之交) (2021.11.08)

푸레택 2021. 11. 8. 12:12

?? [오늘의 고사성어] 포의지교(布衣之交)

포의지교(布衣之交) - 벼슬하기 전의 선비의 사귐
 
[베 포(巾/2), 옷 의(衣/0), 갈 지(丿/3), 사귈 교(亠/4)]
 
삼 껍질에서 뽑아낸 실로 짠 삼베는 목화솜을 자아 만든 무명과 함께 가난한 서민들의 옷을 만든 주재료였다. 그것이 布衣(포의)인데 布衣寒士(포의한사), 布衣之士(포의지사)란 말대로 벼슬이 없는 선비를 일컬었다. 누에고치에서 뽑아 만든 명주실의 緋緞(비단)은 촉감이 좋고 광택이 나는 것이 부자나 고관들의 전용이었다.
 
베옷을 입고 다닐 때의 사귐이라는 이 성어는 평민의 교제를 뜻하기보다 벼슬에 오르기 전의 선비시절에 맺었던 우정, 신분이나 지위를 초월한 막역함을 가리켰다. 우정에 관한 많은 성어 중에서 車笠之交(거립지교), 伯牙絶絃(백아절현), 水魚之交(수어지교), 杵臼之交(저구지교) 등이 귀천을 초월했다.
 
베옷 선비의 사귐이란 말은 藺相如(인상여, 藺은 골풀 린)가 한 말에서 유래했다.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우정을 말할 때 刎頸之交(문경지교, 刎은 목자를 문)를 떠올리는데 주인공이 인상여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趙(조)나라를 굳건히 지킨 명신으로 和氏之璧(화씨지벽)을 보존한 完璧(완벽)의 공신이기도 하다.
 
신분 귀천을 넘은 사귐을 말하는 앞의 성어는 대부분 상대되는 인물이 등장하고, 목을 내걸 정도의 우정도 장군 廉頗(염파, 頗는 자못 파)가 처음 잘못을 뉘우친 뒤 맺어졌다. 반면 벼슬 없는 선비의 사귐은 인상여가 강조한 말에서 나왔다.

‘史記(사기)’ 염파인상여 열전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조나라 왕이 화씨벽을 얻게 되자 강국 秦(진)나라에서 열다섯 개의 성을 떼어줄 테니 구슬과 바꾸자고 했다.
보물을 빼앗을 욕심을 알아챈 조왕은 출신은 미천해도 지혜가 뛰어난 인상여 를 사신으로 진나라에 보냈다.
진왕이 화씨벽을 보고 돌려줄 생각을 않자 흠이 있다며 받은 뒤 화를 내며 인상여가 말한다.
 
‘일반 백성의 거래에서도 서로 속이지 않는데 하물며 큰 나라 사이에 어찌 그리하겠습니까(布衣之交尚不相欺 況大國乎/포의지교상불상기 황대국호)?’ 그러면서 억지로 뺏으려하면 머리와 함께 구슬을 기둥에 부딪쳐 깨뜨리겠다고 했다. 체면을 구긴 진왕은 고이 보낼 수밖에 없었고 인상여는 조나라 에 온 뒤 상경에 올랐다.
 
어린 시절에 잘 지냈던 친구와 평생을 우애롭게 지낼 수 있다면 그 이상 행복할 수 없다. 이렇게 잘 지켜왔던 우정이라도 서로에 대한 양보와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무너지기는 순간이다. 자라서 재산과 지위에 차이가 생기면 서로가 서먹서먹해진다.
 
조그만 이해관계에 티격태격 하고 삿대질하고 욕하고 원수 처럼 갈라서는 사이도 흔하다. 격언집 格言聯璧(격언연벽)의 말을 명심하자. 세력과 이익으로 사귄 친구는 한 해를 넘기지 못하며, 정의로 사귄 친구만이 평생 간다(勢利之交不終年 道義之交可終身/ 세리지교부종년 도의지교가종신).’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ㅡ 2021.11.08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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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So You (바로 당신)/Michael Hoppe & photo by 김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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