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사성어] 담박명지(淡泊明志)
담박명지(淡泊明志) -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
[맑을 담(氵/8), 머무를 박(氵/5), 밝을 명(日/4), 뜻 지(心/3)]
諸葛亮(제갈량, 181~234)은 三國志(삼국지)에서 蜀(촉)의 劉備(유비)를 도와 맹활약을 펼친 군사전략가다.
그의 자를 딴 死孔明 走生仲達(사공명 주생중달)은 죽은 뒤 인형으로 적장 司馬仲達(사마중달)을 쫓았다는 전설적 지략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명재상으로 충절로도 이름을 남긴 제갈량은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제갈량이 남긴 出師表(출사표)는 우국충정이 절절한 명문으로 읽히는데 그에 못지않게 알려진 아들을 위한 글도 남겼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남긴 86자의 편지 ‘誡子書(계자서)’다. 8세가 된 늦둥이 아들 諸葛瞻(제갈첨, 227~263)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에 관한 당부이고 처세의 잠언이다.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淡泊)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明志)는 이 성어는 글중에서도 잘 알려져 서예를 하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구절이다. 첫 부분부터 군자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한다며 이어지는 글에 등장한다.
‘군자의 행동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몸을 닦고 검소하게 생활 하면서 덕을 쌓아야 한다(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부군자지행 정이수신 검이양덕). 마음이 넉넉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뜻이 밝을 수가 없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평온하지 않으면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비담박무이명지 비녕정무이치원).’ 원문의 澹白 (담백)은 淡白(담백)과 같고, 뒤의 寧靜致遠(영정치원)과 함께 많이 쓰인다.
이 문장 다음의 이어지는 글도 학문의 자세를 일러주니 함께 보자. ‘무릇 배움이란 반드시 평온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며, 재능은 모름지기 배움에서만 길러진다(夫學須靜也 才須學也/ 부학수정야 재수학야), 배우지 않는다면 재능을 넓힐 수가 없고, 뜻이 없다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다(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비학무이광재 비지무이성학).’
이런 교육을 받은 아들 제갈첨은 곧게 자라 후주 劉禪(유선)의 駙馬(부마)가 되고, 환관의 발호를 막는 등 정권을 바로잡으려 애썼다. 魏(위)나라의 총공세에 항복하면 琅耶王(낭야왕)에 봉하겠다는 제의도 뿌리치고 전사했다. 항복하여 즐거움에 나라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樂不思蜀(낙불사촉)의 후주와 대조적이었다.
제갈량이 빈한한 가정에서 자랐어도 초야에 묻힌 지혜의 臥龍(와룡)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인재를 찾던 유비가 三顧草廬 (삼고초려)한 이야기는 잘 알려졌는데 그 때 젊은 공명이 읽었다는 시 구절은 세속에 물들지 않은 꼿꼿한 자세를 보여줬다.
‘봉황은 하늘 천 길을 날아도 오동나무 아니면 깃들이지 않고(鳳翱翔於千仞兮 非梧不棲/ 봉고상어천인혜 비오불서), 선비는 외로운 땅 쓸쓸히 있어도 참되고 어진 주인이 아니면 따르지 않네(士伏處於一方兮 非主不依/ 사복처어일방혜비주불의).’ 翱는 날 고, 翺(고)와 같다. 곧은 자세로 높은 지위에 있었어도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던 그는 공직자의 표상이기도 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ㅡ 2021.11.06 옮겨 적음
Love Of My Heart (내 마음의 사랑) / Omar Akram & photo by 모모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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