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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사화(꽃무릇) 유감 (2021.09.23)

푸레택 2021. 9. 23. 13:50

■ 상사화(꽃무릇) 유감 / 김형학 팀장

최근 들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임도나 공원등에 경관조성을 위하여 상사화를 심는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사화와 꽃무릇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알고, 또 석산(꽃무릇)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 필요할 듯하다.

남부지방 사찰근처에 주로 분포하고, 9월 중순경부터 뿌리의 인경에서부터 꽃대가 올라와 붉은색 꽃을 피는 식물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석산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다른 이름으로 가을가재무릇 또는 꽃무릇이라고 되어 있다.

수선화과 상사화속 식물은 학자들에 따라 의견이 조금씩 다르지만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붉노랑상사화, 백양꽃, 꽃무릇 등 크게 7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 꽃무릇이 상사화속 식물이니 상사화로 통칭해서 불러도 된다고 말하고 있으나, 우리가 진달래과 진달래속에 속하는 철쭉을 진달래와 혼용하여 부르지 않고 있으며 또한 같은 가지과 가지속에 속하는 가지를 감자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과 같이 상사화와 석산(꽃무릇)은 전혀 다른 식물인 것이다.

또한 이 석산(꽃무릇)은 정서적으로나, 역사적, 자연생태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금수강산과 어울리지 않는 식물이어서 석산(꽃무릇)의 유래와 그 폐해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이 석산(꽃무릇)이 더 이상 우리나라의 명산과 공원에 심겨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석산(꽃무릇)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이다.

석산(꽃무릇)의 원산지는 일본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찰에서 주로 탱화나 서적의 방부제로 사용하기 위하여 도입된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 석산(꽃무릇)은 피안화라고 하여, 뿌리에 있는 유독성 알칼로이드인 “리코린” “에메틴” 성분으로 인해 무덤 근처에 심어, 두더쥐나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사인화, 장례화라고도 불리울 정도로 사후세계와 연관되어 있으며, 꽃말은 “슬픈추억” 으로 그리 썩 유쾌하지 않은 식물이다.

또한 일본의 야스쿠니신사를 비롯한 전국의 신사마다 온통 이 석산(꽃무릇)을 심어 일본의 양력 8. 15일경에는 이 석산(꽃무릇)이 만개한다고 한다.

물론 왕벚나무처럼 우리나라 원산의 나무가 일본의 국화라고 하여 심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과의 첨예한 무역전쟁이나, 독도, 위안부 문제 등 대한민국과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꽃무릇 식재는 민족정신과도 맞지 않고, 더군다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논개사당이나, 이순신 기념관, 3.1운동 기념비, 독도 전망대 등에 석산(꽃무릇)이 심겨진 것은 반드시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자연생태적 측면이다.

석산(꽃무릇)은 타감작용을 하는 식물이다. 타감작용이란 식물이 성장하면서 일정한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경쟁되는 주변 식물의 생장을 억제시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석산(꽃무릇)은 이런 성분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번식력이 좋아 빠른 시일내에 그 일대를 점령해버리는 특성이 있어 일부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에서는 잡초방지를 위해서 사용할 정도이다.

또한 석산(꽃무릇)의 잎은 꽃이 지고 난 직후부터 자라기 시작하여 월동하므로 이른 봄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에는 지표면을 빼곡히 덮어버려 우리 고유의 야생화들이 잘 자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고창의 선운사 주변에서 이른 봄을 알리는 노루귀, 복수초, 현호색등과 가을꽃인 물매화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석산(꽃무릇)을 상사화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또한 무분별한 석산(꽃무릇) 식재는 우리의 민족정서와, 역사적 관점, 그리고 자연생태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석산(꽃무릇)은 관리가 가능한 특정 지역에만 관광 목적으로 심고, 석산(꽃무릇)을 대신하여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상사화나, 멸종위기종인 진노랑상사화 등을 확대 재배하고 가꿔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글=김형학 팀장(고창군농업기술센터)

[출처] 새전북신문 2021.07.12

/ 2021.09.23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