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봄꽃산책] 새봄이 찾아와 산수유 목련꽃은 피어나는데 (2020.03.28)

푸레택 2020. 3. 28. 15:41

 

 

 

 

 

 

 

 

 

 

 

 

 

 

 

 

 

 

.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풀꽃 / 남정림


누가 너를 보잘 것 없다 했느냐

잠깐 피었다 지는 소임에
실핏줄이 훤히 드러나도록 
솜털이 요동칠 정도로 
있는 힘을 다했는데 


땅에 납작 엎드려 살아도 
햇살 한 줌 머무르는 
변두리 골목 귀퉁이 데우는 
너는 
하늘이 눈물로 키우는 꽃 


매화꽃 피다 / 목필균

세월의 행간을 읽으며
육십 년 뿌리내린 나무
여기저기 옹이졌다

가슴에
촛불 하나 밝히고
번잡한 세파 속에
정좌된 마음만으로
걸어온 길

동반자 없는 길
서럽다 하지 않고
추운 겨울바람
맨살로 견디고도
환하게 피어난 매화
정월 스무 이렛날

그믐달 어둠 속으로
흐르는
충만한 매화 향에
온몸이 젖어드는데

세상살이가
어디 외롭기만 하겠느냐


다시 찾아온 '침묵의 봄', 바이러스Virus의 역습!


공포스런 코로나19의 판데믹 사태로 시절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온 세계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나노미터의 존재, 바이러스와 전쟁을 하고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바이러스는 핵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파괴력으로 수천만, 수억 명의 인류를 희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누구는 그저 평범했던 일상이 그렇게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미처 몰랐다고 말한다. 또 누구는 외롭고 고독스런 존재가 되었을 때 가장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한다. 어느 과학자는 인간의 삶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누어질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핵전쟁 그리고 전염병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 주장해 왔다.


고대로부터 인류를 가장 괴롭힌 질병은 '천연두'였다고 한다. 15세기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여 원주민을 죽이고 그들의 문명을 파괴하고 점령하였다. 이때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은 유럽 군대의 총칼과 대포보다 천연두라는 질병에 노출되어 종족의 90% 이상이 죽음을 맞이했고 찬란했던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이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천연두가 세계 인류 역사를 바꾼 것이다.


천연두에 버금가는 파괴력으로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은 질병은 바로 페스트다. 페스트의 높은 감염력과 치사율로 인해 14세기 당시 유럽 인구의 1/3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불과 백년 전인 20세기 초 1918년 유럽을 비롯하여 전 세계를 강타한 '스페인 독감'은 무려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당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알려진다.


근래에 들어서만도 에볼라바이러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인류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는 또 언제 또다른 변이를 일으켜 또다른 이름으로 우리 인류를 괴롭힐 것이다. 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종식될 수 있을지 끝이 안 보여서 더욱 암울하다. 어른들이야 그렇다쳐도 막 피어나는 어린 새싹들,어린 꿈나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난다.


하얀 마스크를 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미끄럼을 탄다. 하늘은 저토록 맑고 뜰엔 목련이 피어 저토록 아름다운데. 우리 어린 아기들, 우리 꿈나무들이 살아갈 세상이 활짝 피어난 봄꽃들처럼 환하고 아름다워지기를 빌어볼 뿐. 집 주위에 올해도 어김없이 피어난 봄꽃을 보며 한가닥 희망을 가져본다. 

/ 2020.03.28(토) 택..

  

#함께 이겨내요 #힘내라 대한민국

#함께 극복 OVERCOME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