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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폭설] 2014년 겨울 : 강릉에 내린 폭설(1) - 그리움 안고 쏟아지는 함박눈

푸레택 2014. 2. 10. 13:00

2014년 겨울 : 강릉에 내린 폭설(1) 

그리움 안고 쏟아지는 함박눈


함박눈 펑펑 내리는 날

네가 있는 곳에도 눈이 오는지 궁금해 창문을 열어본다

너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쏟아지는 함박눈이다

/ 이해인(수녀, 시인)

 

강원도 강릉에 1미터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도시 전체가 눈 속에 파묻혔다.

내가 살고 있는 교동 솔올지구 아파트 단지에도

차가 눈에 묻혀 세워놓은 와이퍼만 빠끔히 보인다.

시내 신영극장과 홈플러스 사이 거리는

외길 옆 쌓아놓은 눈이 내 키를 넘는다.

    

동네 아이들은 눈썰매를 타고

그리움 담아 눈사람을 만든다.

 

나뭇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꽃은

봄날 벚꽃보다 아름다운데... 

  

36년 전 양구에서 군대 생활하던 시절,

그해 겨울에도 어김없이 눈은 쏟아졌고

우리 병사들은 부대 내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그래도 저 눈이 녹으면 전역을 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새벽녘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연병장에 쌓인 눈을,

내무반에서 사무실과 식당 가는 길을

넉가래가 닳도록 시린 손 불어가며

남몰래 치웠던 사실을 그때 그 전우들은 알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