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의 나무 사랑 꽃 이야기] (98) 천연기념물 13: 이천 신대리와 서울 조계사 백송 (2022.03.16)
김도훈의 나무 사랑 꽃 이야기(98) 천연기념물 13: 이천 신대리와 서울 조계사 백송 > News Insight | (사)국가미래연구원 (if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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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미 ‘나무사랑 꽃이야기’ 38호의 글에서 백송을 금송과 함께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 글에서 백송은 줄기의 색깔이 보통 소나무와는 다르게 얼룩덜룩하게 벗겨지고, 그 벗겨진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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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나무 사랑 꽃 이야기] (98) 천연기념물 13: 이천 신대리와 서울 조계사 백송
필자는 이미 ‘나무사랑 꽃이야기’ 38호의 글에서 백송을 금송과 함께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 글에서 백송은 줄기의 색깔이 보통 소나무와는 다르게 얼룩덜룩하게 벗겨지고, 그 벗겨진 부분들이 연한 연두색과 푸른색을 띠고 있어, 상대적으로 하얗게 보여서 그렇게 불렸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소나무들인 적송, 흑송 등과는 너무나 다르게 보이는 나무라서 소나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지만, 백송은 솔방울도 맺는 어엿한 소나무입니다. 특이한 것은 소나무가 대체로 한 가닥에서 두 개씩의 바늘잎을 다는 데 비해서, 백송은 세 개씩 단다는 사실입니다.
필자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의 수를 셀 때 백송은 일부러 세지 않았는데, 전국 곳곳의 백송 다섯 그루까지 포함하면 36곳의 소나무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백송을 귀한 나무로 대접해서 그런지 서울에 있는 두 그루 백송은 각각 천연기념물 제8호와 제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8호 백송은 필자가 천연기념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무렵에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방문할 수 없게 되어 버려서 다음으로 미루고, 필자는 조계사의 백송과 이천 신대리에 있는 백송을 찾아보았습니다.
'이천 신대리 백송'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조금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그 줄기의 흰색이 뚜렷하게 드러나서 어쩌면 백송의 전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나무였습니다. 이 나무는 신대리 마을의 집들로 둘러싸여 있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1976년에 천연기념물 제25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수령은 지정 당시 210년으로 추정되었고, 나무높이 15m, 가슴높이 줄기둘레 2.31m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천의 백송은 줄기가 아래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고, 한 줄기는 위에서 다시 갈라져서 세 개의 줄기가 나무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데, 다른 백송들과는 달리 잔가지가 많이 발달해서 균형잡힌 둥근 수형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전라도 감사를 지낸 민정식(閔廷植)이 조부인 참판(參判) 민달용(閔達鏞)의 묘소에 기념 식수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헌법재판소의 백송과 함께 1962년 천연기념물로 거의 동시에 지정된 조계사의 백송은 수령을 추정할 수 없는 노거수입니다. 나무높이 10m, 가슴높이 둘레 1.64m로 기록되어 있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조계사 경내 대웅전 옆에 서 있으며, 현재 가지 세 개가 대웅전 쪽으로 쏠려서 자라고 있습니다. 지면이 포장되어 있고 생육공간이 좁아서 이 백송은 원줄기가 외과시술을 받았고 주간(主幹)은 잘려 있는 등 수세가 나쁜 편입니다. 나무의 내력은 알 수 없으나 전설에 의하면 중국을 다녀온 사신에 의해서 도입된 것이라 합니다.
필자는 조계사를 여러 번 들렀는데, 아쉬운 것은 조계사를 찾는 대부분의 불교 신도들이나 관광객들 대부분이 이 나무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대웅전 앞뜰에 서 있는 큰 회화나무가 눈길을 더 끌지 않을까 싶었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이 백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겠고, 혹은 천연기념물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무사랑에 빠진 필자로서는 조계사에서 이 나무에 좀더 깊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뿐입니다.
글=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장ㅣifsPOST 2022.03.04
/ 2022.03.16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