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생선요리 - 김후란 (2022.03.07)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생선요리 - 김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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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 때마다 먹을 반찬이 마땅치 않아 걱정이지만 믿고 사먹을 고기나 채소나 생선은 있는지도 걱정이다. 방부제는 없는지 농약은 얼마나 뿌렸는지부터 시작해서 중금속이나 주변의 오염된 물질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아파 아예 걱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람들도 많다. 이것저것 따지면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다. 먹는 것만큼은 그래도 원칙을 지켜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도 희망사항일 뿐이다.
등 푸른 생선이 좋다는 말이 식탁을 차지하던 때가 있었다. 펄떡이는 힘 좋은 모습과 비늘 번쩍이는 광채와 자연스레 따라붙는 싱싱하고 영양 만점의 등 푸른 생선은 말만 들어도 신선한 느낌이다. 이 시에서는 어떤 생선요리인지 알 수 없지만 푸른 바다나 파도치는 힘을 끌어들여 자연스레 생선과 연결시키고 있다. 그리고 요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하얀 생선의 살결은 하얀 파도와 만나 마치 파도치는 결 따라 생선 결도 출렁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후 어떤 생선요리를 만드는가는 읽는 사람의 몫이다.
나뭇잎 떨어지고 날씨마저 쌀쌀맞아지자 마음은 더 쓸쓸하고 주변 분위기도 을씨년스러워졌다. 자꾸 가라앉는 이 시대 우수 속에서 따끈한 동태찌개나 한 그릇 끓여 놓고 잃어버린 초겨울, 낭만의 불을 지펴볼까. 맑은 순수의 상징 같은 소주 한 잔 기울여볼까. 그냥 먼 데 눈 주며 따스한 인정이 그리운 듯 뜨거운 국물이나 후후 불어가며 마셔볼까.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 2022.03.07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