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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포니 자동차에서 '빅데이터 수집 플랫폼'으로

푸레택 2022. 6. 13. 18:38

[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포니 자동차에서 '빅데이터 수집 플랫폼'으로 (daum.net)

 

[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포니 자동차에서 '빅데이터 수집 플랫폼'으로

‘포니’ 자동차는 1975년부터 1990년까지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대표적인 후륜 구동 소형차다.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생산 고유 모델 승용차이자 동시에 자동차 공업의 자립을 선언한 상징적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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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부는 순도 높은 데이터의 보고
빅데이터로 학습한 AI로 안전·편리 제공, 각종 산업들 파생
자동차당 6000개 넘는 반도체.. 2027년엔 92조원 시장 규모
자동차·반도체 산업 동시에 가진 한국, 절호의 기회 잡아야

‘포니’ 자동차는 1975년부터 1990년까지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대표적인 후륜 구동 소형차다.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생산 고유 모델 승용차이자 동시에 자동차 공업의 자립을 선언한 상징적 차종이다. 포니 자동차 모습이 단순하고 직선적이지만 상당히 세련된 모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는 순전히 기계식으로 제어되었고 계기판은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그 시대 자동차는 ‘인간의 다리를 대신하는 기계(機械) 제품’이었다.

반면 현재 시대를 대표하는 실리콘밸리의 전기자동차는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동시에 스페이스X와 뇌 연결 기술을 개발하는 뉴라링크(NeuraLink)의 CEO다. 그런데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는 포니와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일단 엔진 대신 앞뒤 바퀴 축에 전기 모터가 설치되어 있고, 연료통 대신 자동차 밑바닥 전체가 배터리로 채워져 있다. 대시보드에는 디지털 17인치 터치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오토파일럿(AutoPilot) 자율주행기능도 추가되었고 컴퓨터처럼 전용 운영 체계가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CEO였던 디터 체체(Dieter Zetsche)는 "현재의 자동차는 휘발유로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구동된다"고 주장한다. 이제 현재의 자동차는 '바퀴 달린 모바일 컴퓨터(Mobile Computer)'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다가오는 미래 자동차의 모습은 무엇일까?

앞으로는 자동차가 빅데이터 최대 플랫폼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원유'이자 '쌀'이다. 그래서 빅데이터 발생 장치인 플랫폼 확보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지금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그리고 유튜브가 최대의 빅데이터 발생 장치다. 그런데 미래에는 자동차가 바로 인공지능을 위한 '빅데이터 수거(收去) 플랫폼'이 된다.

일단 자동차 내부는 밀폐된 개인적 공간으로 운전자의 운행 기록, 행동, 감정 상태에 대한 순도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개인이 욕망과 결핍을 쉽게 노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자동차와 운전자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자동차의 위치, 정비 상태, 연료 상태 등도 모두 데이터가 된다. 그리고 자동차 안과 밖에 달린 카메라와 스피커는 실시간 인공지능 CCTV와 녹음 장치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센서를 통해서 운전자의 감정, 욕구 등 심리 상태를 읽을 수 있고 음주, 공기, 오염, 건강 정보도 얻는다. 수거된 데이터는 자동차 내부 데이터 센터와 외부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되고 인공지능 학습과 판단에 사용된다.

이렇게 빅데이터로 학습한 자동차 인공지능은 운전자에게 최대한의 안전과 편리함 그리고 안락감을 준다. 이를 기초로 각종 금융, 구매, 물류, 광고, 오락, 정비, 서비스 산업들이 파생된다. 그리고 자동차 인공지능은 최고의 안전 운전과 낮은 사고율을 보장한다. 그러면 보험료 인하를 무기로 자동차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 보험업에 진출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마침내 자본시장에 침투하게 된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 모델도 변화할 것이다. 공짜 폰처럼 자동차를 사용하고 매월 사용 요금을 낼 수 있다. 자동차 가격도 엔진, 모터나 차체보다는 인공지능 기능, 빅데이터 저장 용량, 애플리케이션 선택들이 정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 자동차 산업은 생산을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제조 산업이 아니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한 신산업이다. 이럴 때 '자율주행 기능'과 '공유 경제'는 빅데이터 수거 장치 확보를 위한 미끼 역할을 한다.

미래의 자동차 핵심 부품은 반도체 

요즘 자동차에는 전자제어장치(ECU)가 200개 이상, 반도체가 6000개 이상, 센서 200여개가 들어간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가 설치되고 있다. 이때 반도체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된다. 자동운전보조시스템(ADAS), 각종 정보 기기, 제어 기기, 디스플레이, 센서 시스템, 데이터 저장 장치, 인공지능 컴퓨터에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게 된다. 그 결과 2027년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규모가 연간 9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지속적인 연간 성장률이 8.7%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서비스 기능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의 계산 능력과 100배 이상의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안에는 소규모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가 설치된다.


미래 자동차는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자동차 동력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 자동차의 본질적인 혁신과 경쟁력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데이터 저장 용량 그리고 반도체 기술력에서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한전 부지를 10조원 이상으로 매입해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로 명명된 사옥을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바로 이곳 중심에 1000명이 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반도체 전문 인재(人材)들이 몰려들 연구소가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미국, 독일, 일본과 함께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동시에 갖고 있는 매우 특별한 나라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다가온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교수ㅣ조선일보 202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