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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돈 버는 AI는 세금을 내야 경제가 돈다

푸레택 2022. 6. 13. 18:32

[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돈 버는 AI는 세금을 내야 경제가 돈다 (daum.net)

 

[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돈 버는 AI는 세금을 내야 경제가 돈다

지난해 8월 23일부터 4일간 중국 충칭(重慶)에서 열린 스마트 차이나 엑스포 2018 행사에 참석했었다. 그 행사의 초점은 인공지능이었다. 중국 정부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대표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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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제약 없이 일하는 AI, 예술 창작 작업도 인간 대체할 것
독점 이윤 얻지만 세금 안 내.. 경제 양극화 더욱 심화될 것
가짜 뉴스 생산 못 하도록 하고, 인간이 전기 공급 차단권 가져야

지난해 8월 23일부터 4일간 중국 충칭(重慶)에서 열린 스마트 차이나 엑스포 2018 행사에 참석했었다. 그 행사의 초점은 인공지능이었다. 중국 정부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 기업들은 모두 AI에 미래를 걸고 적극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했다. 행사장만 하더라도 운영 프로그램 곳곳에 인공지능이 깔려 있었다. 가령 관람객이 행사장 출입구를 통과하면 입구 보안요원의 컴퓨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출입자의 사진과 신상 정보가 자동으로 떴다. 행사장 출입구의 카메라에 인공지능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된 스마트폰,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 TV, CCTV, 자율주행 자동차들은 지구상의 모든 인간을 도청하고 관찰하는 실시간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이처럼 강력한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학습 알고리즘 때문이다. 기계 학습에서는 이론적 해석 모델이 아니라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학습한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능력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인지 능력, 판단 능력과 함께 미래 예측 능력에서도 이미 인간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능력은 인간에게 노동으로부터의 해방과 더불어 시간, 에너지, 자원, 그리고 자본의 생산성과 효율을 극단적으로 높여준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뿌리가 있다.

◇ AI의 경제, 사회, 정치적 위협

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위협적인 요소들도 내포하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림 참고〉 우선 단순 사무직 일자리는 대부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은 졸지도 않고, 잠도 없으면서, 주 52시간 근무 시간 제한도 없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은 음악, 미술, 소설 등 예술 창작 작업까지도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독점적으로 이익을 얻지만 돈을 쓰거나 세금을 내지도 않는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는 경제가 돌기 어렵다. 경제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인공지능 보유 여부가 경제 권력의 원천이 된다.

인공지능의 사회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은 종교적, 정치적, 윤리적, 인종적 편향성을 당연히 갖게 된다. 따라서 데이터를 보관하고, 통제하면서, 조작할 수 있는 소수 조직이 의도적으로 인공지능에 주관적 편견을 심을 수 있다. 그 결과 인간 사회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사회에도 좌우, 지역, 국가, 인종, 계층 간에 대립이 발생할 수 있다.

정치적인 관점에서도 인공지능은 위험하다. 인공지능 자체가 가짜 뉴스를 생산해서 여론을 주도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그동안 피를 흘려 획득한 민주주의가 위협받게 된다. 더욱 우려되는 예측은 인공지능 스스로가 자아를 갖게 되고, 인간을 적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종국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고 인공지능 입장에서 독자적인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만일 그런 인공지능이 핵무기를 제어한다면 지구의 운명이 인공지능에 의해서 좌우될 수도 있다.

◇ AI와 인간, 상생(相生)의 길을 찾아야

따라서 인간이 지구 위에서 계속 존속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필자는 그간의 논의를 모아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생(相生)을 위한 인공지능 규제 12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그림 참고〉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맞는 데이터만이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인류의 역사와 유산, 그리고 가치를 존중하고, 보존하려는 의지를 심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인간이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최대한 많은 인류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윤에 대해 세금도 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복제 숫자와 컴퓨터와 메모리 등 하드웨어에 대한 성능 제한도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전기 차단 권한은 인간이 가져야 한다.

다행히 아직은 인공지능의 성능이 특이점(Singular Point)을 지나 인간을 위협할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자아를 갖는 수퍼 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은 개발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컴퓨터와 반도체의 계산 속도, 기억 용량과 전력 소모 성능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인공지능 구조와 학습 변수 설계는 인간의 경험, 상상력, 통찰력과 더불어 인간이 만든 수학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특이점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

현재 우리 경제는 반도체 무어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성장의 정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오직 천문학적 투자 비용을 감당하는 소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의 혁신만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돌파구가 된다. 인공지능이 벤처기업의 기회이고, 신산업을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역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필연적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방법이 되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상생(相生)할 길을 찾아야 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교수ㅣ조선일보 2019.10.07